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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2함대 앞에 밥집차린 천안함 용사 母…"아들 생각에 장병들 계란 2개씩"

등록 2024.03.26 21:43

수정 2024.03.26 22:58

[앵커]
14년이 지났지만, 남겨진 가족에게 그날의 아픔은 쉽게 아물 수가 없습니다. 천안함 용사의 한 어머니는 아들이 근무하던 해군기지 앞에 밥집을 차려,, 장병들에게 맛있는 밥을 짓고 반찬도 듬뿍 준다는데, 세상을 떠난 아들의 뜻을 따른 거라고 합니다.

차정승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직접 담근 파무침과, 감칠맛 나는 제육볶음을 정성스럽게 담아냅니다.

평범한 주부였던 유의자 씨가 연고도 없는 평택에 식당을 연 것은 14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 때문입니다.

유의자 / 故 문규석 원사 어머니
"아들이 천안함 여기 2함대에 근무하는데 군인들 계란 좀 해주라고, 군인들은 계란을 좋아하니까. 자기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엄마 장사 좀 하면 안 되냐고 그러더라고요."

유씨 아들인 당시 문규석 상사는 천안함에 승선했고, 어머니에게 남긴 이 말은 그대로 유언이 됐습니다.

이 곳 식당과 천안함이 있는 2함대까진 걸어서 15분거리입니다.

유 씨가 아들 뜻에 따라 백반집을 차린 지 올해로 13년이 흘렀습니다.

식당을 찾는 장병들에겐 계란 프라이는 꼭 2개씩 내줍니다.

임찬진 / 해군 중위 (평택 2함대)
"계란 프라이나 아니면 저희들이 먹고 싶어 할 만한 그런 음식들을 추가로 많이 주셔서 백반 먹고 싶을 때 자주오는 그런 밥집입니다."

일흔 넘은 나이에도 아들이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 같아 그만둘 수 없다는 유 씨는 장병들이 건강하게 부모 품으로 돌아가도록 챙기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했습니다.

유의자 / 故 문규석 원사 어머니
"너 아픈 데 없나, 많이 먹고 건강해라 이 소리는 나가면서, 꼭 내가 그 소리는 (장병들한테) 해줘요."

유 씨는 추모식에 참석해 아들을 만날 그날을 기약했습니다.

유의자 / 故 문규석 원사 어머니
"규석아, 엄마가 아직 장사를 하지만 엄마가 아파서 갈 때까지 (잘 있다가) 엄마 만나러 오렴. 잘 있어라!"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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