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앵커칼럼 오늘] 추합니다

등록 2024.04.03 21:51

수정 2024.04.03 21:54

트루먼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을 떠나 미주리행 여객 열차에 오릅니다. 비행기도 경호원도 마다했지요. 고향 역도 썰렁합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트루먼은 퇴임 이사비가 없어 국무장관 애치슨에게 빌렸습니다. 수입은 월 백11 달러 연금이 전부였지요. 하지만 이름을 팔아 먹고살지 않았습니다.

소박한 '트루먼의 오두막'에서 겸손하고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테라스에 앉아 친구들과 체스를 두고, 도서관에서 사서 일을 거들었습니다.

퇴임 지지율은 바닥이었지만, 새로운 평가와 존경을 받아 역대 대통령 5위권을 오르내립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6년 양산 칩거를 앞두고 올렸던 시입니다.

'삶이 메마르고, 참을성이 부족할 때, 나는 당신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다시 사랑할 힘을 주십시오.'

문 전 대통령이 연 이틀 민주당 후보 유세에 나서 하는 말 본새가 메말랐습니다. 참을성 없이 성마릅니다.

이렇게 퇴임 2년도 안 돼 정당색 점퍼 입고 노골적으로 선거운동 하는 전직 대통령이 있었던가요. 그것도 "무지 무능 무도하다"고 원색적으로 공격하면서 말입니다. "막말과 독한 말이 난무하는 아주 저질 정치" 라고 던진 말씀이 부메랑 같습니다.

국가 원로로서 품격과 국민 통합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직 대통령입니다.

별의별 사람이 별의별 말을 해도 한 사람만은 정부를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무지와 무능으로 나라 살림을 망가뜨려 물려준 장본인이 누구인가요. 갖은 실정으로 국민 심판을 받은 당사자는 또 누군가요. 여전히 내로남불 증상이 깊은 듯합니다.

민주당은 친문 인사들을 '윤석열 정부 탄생에 원인을 제공했다'고 낙인 찍어 공천에서 배제했습니다. 이른바 '친문 횡사'를 빤히 보며 옛 주군은 끝내 침묵했습니다.

그 침묵을 느닷없이 깨뜨리고 나선 게 민주당 지원 유세입니다. 이런 걸 가리키는 표현이 여럿 있을 텐데,, 굳이 고르지 않겠습니다

양산 칩거 때 올렸던 시입니다.

'여백이 없는 풍경,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4월 3일 앵커칼럼 오늘 아름답지 않다와 같은말, '추합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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