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센류'라고 아실까요?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굉장히 짧은 게 특징입니다. 노인들이 삶과 사랑, 노화에 대해 쓴 이른바 '실버 센류'가 일본을 넘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입니다. 한국에서 공모전이 열릴 정도라는데요.
박소영 기자가 그 이유를 소개합니다.
[리포트]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이 두근거림 옛날엔 사랑인데 지금은 병"
일본 노인들이 직접 쓴 생활시, '센류'입니다.
일본어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지만 행간에서 나이듦에 대한 통찰과 재치가 엿보입니다.
일본에서 누적 90만 부가 넘게 팔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른바 '실버 센류'가 한국에서도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라는 제목처럼 건강과 노화, 삶과 죽음에 대한 기지 넘치는 글이 가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짧은 시 공모전이 열렸습니다.
전국에서 날아든 응모작 5800여 편 중 100편이 본심에 올랐습니다.
"누가 나보고 너그러운 분이라 하네 아내가 들으면 댁이 살아봤느냐 하겠지"
시인협회 측은 짧은 시 열풍이 "늙음을 더이상 퇴행적이고 우울하게 보지 않는 세태를 반영한다"며 "노년 문학 시대의 도래"라고 진단했습니다.
유자효 / 한국시인협회장
"제2의 인생을 시로 열어가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번 작품에도 나타나듯이 여유가 있습니다. 여유가 있고, 유머러스하게 자신의 노년을 보는 것이죠."
심사를 맡은 나태주 시인은 수상작들에 대해 "평범한 듯 비범한 글로, 촌철살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TV조선 박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