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뉴스9

[현장추적] "물 새고 세탁기 못 넣고"…새 아파트 왜 이러나

등록 2019.10.10 21:29

수정 2019.10.10 21:35

[앵커]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천장에선 누수가 발생해 곰팡이가 끼고, 다용도실엔 세탁기가 안 들어가고 특정 아파트 한 곳의 일이 아닙니다. 아파트 하자 등 건설사의 부실시공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가 뭔지 현장추적, 차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 전 지어진 경북 영천의 8층 아파트. 24세대 입주 건물에 거주자는 단 한 명뿐입니다.

김봉곤 / A 아파트 거주자
"24세대 중에 1가구만 살고, 23세대가 비어있습니다."

준공 이후 곳곳에 물이 새는 등 하자가 끊이지 않자 다들 떠났습니다. 자세히 보니 천장 곳곳이 썩어 구멍이 뚫렸고, 벽엔 곰팡이와 누수 자국이 가득합니다.

(이거 구멍은 왜 난 거예요?) "계속 떨어져서 썩어서 내려 온 거죠."

건물 곳곳에 누수가 생겼는데 건설사가 해준 조치는 옥상 실리콘 땜질과 벽지 도배 뿐입니다. 여전히 물이 새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지만 힘들게 분양받은 아파트라 이사도 쉽지 않습니다.

김봉곤 / A 아파트 거주자
"돈이 없어서 나가지도 못하고, (전 재산) 다 모아서 여기 샀는데 이런 식으로 건물이…"

올해 7월 입주한 부산 해운대의 한 아파트 단지는 다용도실 입구가 너무 작아 불만이 쏟아집니다. 문 폭이 69cm여서 이보다 큰 세탁기는 분해해서 넣어야 하는 상황인데, 전체 531가구 중 336가구가 같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아파트 입주민
"세탁기를 분해해서 넣으라니까 우리 입주민들은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거죠. 이게 말이 됩니까 새 아파트에…"

아파트 부실시공과 하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국토부 산하 하자 분쟁 조정위원회에 접수되는 아파트 하자 중재 요청 건수는 매년 3,000건이 넘습니다.

아파트 하자 문제가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업계 고질적인 하청 구조가 꼽힙니다. 시공업체로부터 하청에 재하청이 이뤄지다 보니 업체들이 원가를 줄이려 부실시공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공사 현장 직원
"단계 단계 내려오기 때문에 맞춰 먹기 힘든 거죠."

건축비 3%를 예치하는 하자보증보험 제도도 1년, 3년, 5년 등 기간별 보증금 사용 한도가 정해져 비용 큰 하자는 보수가 제한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입니다.

권대중 교수 /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하자 자체가 크게 일어날 경우에는 그 (하자보증)금액이 부족할 수도 있거든요."

지자체의 하자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주택법 개정 등 대책이 나오지만, 후분양제 확대와 징벌제 도입 등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단 분석입니다.

아파트 하자 피해자
"다 나 몰라라 하는 식이니까, 책임이 오로지 다 소비자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황당합니다."

TV조선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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