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수사팀 "강요미수" vs 한동훈·이동재 "덕담"…전체 대화 보니

등록 2020.07.21 21:17

수정 2020.07.21 21:29

[앵커]
KBS가 오보를 내고 하루만에 사과한데 이어 이번에는 MBC가 또 검언유착이 맞다는 근거를 들고 나오면서 전선은 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이동재 기자가 전체 녹취록을 공개한 것도 일부 공개만으론 논란을 잠재울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듯 한데 그렇다면 녹취록에 나오는 사실과 보도 사이에 어떤 해석의 차이가 있는지 주원진 기자와 상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주 기자, 핵심은 한동훈 검사장이 유시민 관련해서 했다는 말 "그런 건 해볼만 하지요?" 이건 아니겠습니까? 이 발언의 앞뒤 맥락부터 좀 살펴 보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검사장이 실제로 그렇게 대꾸한 대목이 있긴 합니다. 

[앵커]
그럼 왜 악마의 편집이다, 왜곡 편향됐다는 주장이 나오는거죠. 

[기자]
네, 쉽게 정리하면, 녹취록에 있는 말이지만, 전후 맥락을 보면 단순 호응 내지는 덕담 수준으로 건넨 말이라는 건데요. 지난 1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수사 지휘라인에서 배제된 한 검사장은 상당히 편하게 논평하듯 관전자 입장의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이 전 기자가 신라젠 수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를 화두로 꺼냈을때도, 첫 반응은 "관심없어. 그사람 밑천 드러난 지 오래됐잖아"였습니다. 이같은 배경으로 볼때 공모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게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측의 주장입니다.

[앵커]
수사팀에서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한 협박 부분은 등장합니까.

[기자]
수사팀이 이 전 기자를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인데요, '피해자와 그 가족을 압박하여 유시민 등에 대한 범죄정보를 얻고자 한다는 사실'이 주요 범죄혐의로 적시돼 있습니다. 정작 수사팀이 협박으로 간주한 것은 '편지'였는데 이 전기자와 한 검사장의 녹취록엔 편지의 내용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 전 기자가 "일단 구치소로는 편지를..."이라며 말을 채 끝내지 못한 게 전부였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있는 협박으로 볼 수 없어 강요미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지난 18일 KBS가 보도한 내용은 실제 녹취록에 있었습니까?

[기자]
KBS는 이 전 기자가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 말했고 한 검사장은 "유시민 이사장 수사는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다"라고 화답했다며, 이번 사건의 '스모킹 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녹취록 어디에도 '야당 승리'나 '윤 총장에 힘싣기' 등 내용은 없었습니다. '총선'같은 선거 얘기도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없는 말을 창작한 수준이라는 반박이 나왔습니다. 결국 KBS는 이 보도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습니다.

[앵커]
이 기자가 부산까지 가서 한 검사장을 만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녹취록을 보면 한 검사장이 "오늘 언론이 꽤 부산에 많이 내려 왔다"라는 말을 합니다. 그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 검사장이 좌천된 부산고검을 방문했을 때였고.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수사권 다툼을 하던 중이라. 이 전 기자 뿐만 아니라 많은 언론사가 부산 출장을 간 상태였습니다. 당일 이슈 자체가 윤 총장과 좌천당한 한 검사장과의 만남이라, 기자들의 전화도 빗발쳤는데요. 녹취록을 보면, 한 검사장이 추미애 법무장관의 수사·기소 검사 분리 발언을 두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추미애 장관은 권력 수사를 막겠다는 일념 밖에 없다" "하는 말 마다 매번 틀리고 공부 좀 하라 그래라" 이런 말도 하고 "추 장관은 꼭두각시다" 식의 비판도 합니다. 일선 수사지휘라인에서 물러나 있다보니, 관전자 입장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와중에 신라젠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대화에서 신라젠과 유시민 이사장에 대한 비중은 20%정도였습니다.

[앵커]
물론 검찰이 이 녹취록만 가지고 공모 여부를 판단하진 않겠습니다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좀 무리스런 부분이 있고 여기에 MBC와 KBS의 보도 태도 역시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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