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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야?!] 김경수 재판, 닭갈비는 없었다?

등록 2020.11.08 19:40

[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서주민 기자입니다. 첫번째 물음표는 뭐죠?

[기자]
네, 첫번째 물음표는 "김경수 재판, 닭갈비는 없었다?"로 하겠습니다.

[앵커]
김경수 지사 측에서 무죄를 입증할 핵심 증거로 '닭갈비 주문'을 내세웠는데 정작 항소심 결과엔 반영이 안됐어요. 재판부가 왜 이 문제를 중요하게 보지 않은 건가요?

[기자]
네, 특검은 전산상 남아있는 네이버 로그기록상 2016년 11월 9일 저녁 8시 7분부터 8시 23분까지 시연회가 열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김 지사 측은 당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가량 포장해온 닭갈비를 먹고 이후 한 시간 가량은 브리핑을 들었기 때문에 시연회를 볼 수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닭갈비 주문이 일종의 알리바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앵커]
일부 언론에서도 '닭갈비 주문'을 부각하면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을 보도했던 게 기억나는데, 닭갈비집 사장까지 법정에 출석해서 포장 주문을 해간 게 맞다고 증언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일부 경공모 회원은 닭갈비를 식당에서 먹었다고 진술했다가 항소심에서는 닭갈비를 포장해왔으나 김 지사와 먹지는 않았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그 알리바이가 안 받아들여진 건가요?

[기자]
일단 김 지사 측 주장처럼 함께 닭갈비 식사를 했는지 여부부터 불투명합니다. 지난 7월 함상훈 재판장은 "경공모 회원이 닭갈비를 포장해온 것과 김 지사가 산채에서 닭갈비를 먹었다는 것이 필연적이진 않은 것 같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닭갈비를 포장해간 건 알겠는데, 김 지사가 그걸 먹었다는 건 어떻게 입증할 건데?' 이겁니다. 공교롭게도 김 지사 역시 "실제로 저녁식사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결국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디지털 기록과 다른 정황증거가 충분하기 때문에 재판부가 닭갈비 문제를 김 지사의 알리바이로 인정하지 않은 겁니다.

[앵커]
그럼 혹시 대법원에서 다시 닭갈비 문제가 쟁점이 될 수도 있나요?

[기자]
대법원 심리는 1,2심에서 판단한 사실관계를 근거로 법리해석이 적절했는지를 따져보는 단계입니다. 새로운 증거 제출이나 진술 번복이 쉽지 않습니다. 김 지사 측도 사실 관계와 관련된 닭갈비 알라바이보다는 드루킹과 김 지사를 범행을 공모한 '공동정범'으로 판단한 게 맞는지를 따지는데 더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첫번째 물음표 정리하죠.

[기자]
네, 첫번째 물음표 "김경수 재판, 닭갈비는 없었다?"의 느낌표는 이번 항소심 재판장이 공판 과정에서 한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말은 흩어져도 디지털 증거는 남는다!" 정확히는 "사람의 말은 다 허공에 흩어지지만 시대가 많이 변해 디지털 증거는 남는다"였습니다.

[앵커]
김 지사의 주장이 맞다고 해도, 여론조작 세력인 드루킹 일당에게 기사 링크를 전달한 것도 그렇고, 문재인 후보 대변인으로 있으면서 한창 정신 없을 시기에 파주에 있는 산채까지는 왜 간 건지 잘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다음 물음표 보죠.

[기자]
두 번째 물음표는 "윤석열의 '유튜브 스킨십'?"입니다.

[앵커]
윤석열 총장이 최근 지방 검찰청을 순회 방문하고 있는데, 유튜브 영상이 나온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검찰청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서였는데요. 먼저 지난 달 29일, 대전고지검을 방문했던 영상을 한 번 보시죠.

윤석열 / 검찰총장 (지난달 29일, 대전고·지검 방문)
"어떻게 근무하고 있는지 등도 두드려주고 이렇게 하려고 온 거니까…"

윤석열 / 검찰총장 (지난달 29일, 대전고·지검 방문)
"우리가 추구하는 진실이라는 게 우리의 주장이 진실이 아니다. 늘 역지사지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이병창 / 대전고등검찰청 사무관 (지난달 29일)
"이 위기 상황을 총장님 혼자서만 그 두 어깨로 무겁게 지고 가려 하지 마십시오"

[앵커]
일선 검사들의 댓글 항명 파동 와중이어서 검찰 내부가 뭉치는 분위기 같아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 검찰은 이 대전 방문 영상뿐 아니라 윤 총장이 지난 2월에 부산과 광주를 방문했던 영상까지 한꺼번에 공개했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지난 2월 13일, 부산고·지검 방문)
"잘 지냈어요? 언제 부산 왔어?"

윤석열 / 검찰총장 (지난 2월 13일, 부산고·지검 방문)
"수고가 많네~ 내가 잠깐 방에 가서 지신이나 한번 밟아줘야지~ 관사가 어디인가? 그래. 객지에서 건강 잘 챙기게"

윤석열 / 검찰총장 (지난 2월 20일, 광주고·지검 방문)
(총장님 하나도 안 늙으셨어요~) "나? 아니야. 아니야."

윤석열 / 검찰총장 (지난 2월 20일, 광주고·지검 방문)
"아침에 목욕탕도 갔다오고…"

[앵커]
지난 2월 영상인데, 왜 그때 안 올렸답니까?

[기자]
당시는 현 정권을 수사하던 검사들이 대거 교체된 민감한 시기여서 영상을 찍어놓고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하고만 갈등을 빚는 게 아니라 일선 검사들과도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부 결속 차원에서 영상을 올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물론 여권은 윤 총장이 정치적 행보가 노골화되고 있다고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고요.

[앵커]
내일은 윤 총장이 신임 차장검사 강연이 있는데, 이 영상도 올라오는 건가요?

[기자]
내부 교육 차원의 행사라 영상제작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지난 3일, 부장검사 대상 강연에서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언급했던 것처럼 작심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있습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도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두번째 물음표 "윤석열의 '유튜브 스킨십'?"의 느낌표는 "'식물총장'도 밟으면 유튜브한다!" 으로 하겠습니다. 보통 대검이 올린 영상 조회수가 천회 남짓인데, 윤 총장의 대전 방문 영상은 조회수는 4만회가 넘었으니까 진짜 의도야 어쨌든 흥행엔 성공한 거 같습니다.

[앵커]
윤 총장이 정치적 행보를 하는 건지 아닌지는 논란이 있는 부분인데, 권력 수사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으려면 더욱더 신중한 처신이 필요할 듯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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