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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침묵하는 조국과 추미애…보궐선거 패배 뒤 전직 법무장관들의 유구무언

등록 2021.04.15 16:33

수정 2021.04.15 17:08

■선거 참패 후 침묵하는 조국과 추미애

지난 7일 재보궐 선거 직전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조국 전 법무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을 지원해왔습니다.

그런데 여당의 선거 참패 이후, 일주일 지나도록 두 전직 장관들은 사실상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권 일각에선 두 전직 법무장관들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취재후 Talk] 침묵하는 조국과 추미애…보궐선거 패배 뒤 전직 법무장관들의 유구무언
조국 전 법무장관 / 연합뉴스


■8시간 동안 페이스북 15개 올리던 조국…선거 관련 언급 없어

조 전 장관의 SNS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수많은 글들이 재조명되면서 이른바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이라는 별명도 얻었죠.

조 전 장관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페이스북을 활발히 활용해 왔습니다.

많게는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10여개씩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지난달 24일엔 오전 8시쯤부터 8시간 동안 페이스북에 15개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지난 5일에도 하루에만 10개의 글을 올렸고, 투표를 독려하는 글도 썼습니다.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당시 부산시장 후보를 맹비난하는 글도 자주 올렸습니다.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거짓말 정리, 박형준 후보의 엘시티 관련 의혹도 계속 공유했습니다.

그런데 여당의 재보선 참패 이후, 조 전 장관은 사실상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재보선 이후 첫 SNS 활동은 지난 9일 오후, 검찰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무혐의 처분 소식을 전한 기사 공유였습니다.

조 전 장관은 ['울산 선거개입' 조국-임종석-이광철 무혐의 처분]이란 기사를 공유하며 "이제서야"라는 짧지만 비판적인 메시지를 냈는데요.

하지만 4.7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두 번째 SNS 활동은 지난 15일 오전,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는 한 언론의 그림판을 공유하는 데 그쳤습니다.

 

[취재후 Talk] 침묵하는 조국과 추미애…보궐선거 패배 뒤 전직 법무장관들의 유구무언
추미애 전 법무장관 / 연합뉴스


■"노무현을 생각한다"던 추미애도 '침묵'

추 전 장관은 선거 이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 전 장관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SNS 활동이 적은 편이지만, 추 전 장관 역시 재임 시절부터 중요한 순간마다 페이스북을 활용해왔습니다.

퇴임 후에도, 사실상 대권 도전 의사를 시사하며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도 활발하게 해왔었죠.

이번 재보궐 선거 SNS 지원도 활발했습니다. 지난 1일 페이스북에는 <김영춘 동지를 보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김영춘 당시 부산 시장 후보를 지원했습니다.

지난달 31일엔 당시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를 겨냥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1% 특권층이 된 분들이 시장이 되면 과연 오로지 시민을 위한 공복이 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고, "박영선 당시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상대 후보에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후보"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취재후 Talk] 침묵하는 조국과 추미애…보궐선거 패배 뒤 전직 법무장관들의 유구무언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연합뉴스

 
■조국·추미애 공통점…"윤석열 전 총장 찍어내기"

선거를 앞두고 두 전직 법무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맹비난을 이어갔습니다.

조 전 장관은 하루에도 1~2개 이상의 게시글을 올리며 날을 세웠습니다.

지난 5일엔 윤석열 전 총장은 일부 보수 언론에겐 '이미 마음 속 대통령'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또 윤 전 총장 장모과 관련한 각종 의혹 기사를 계속해서 공유했습니다.

재임 시절부터 끊임없이 윤 전 총장과 충돌해 온 추 전 장관도 윤 전 총장을 겨냥했습니다.

지난달 11일엔 부산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해 "윤석열 전 총장은 윤석열 패밀리 연루 의혹에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고 글을 남겼습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LH사건이 터지자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으면 대형 부동산 비리의 진상을 밝힐 수 없는 것처럼 민심을 호도한다"고 비판했죠.

지난달 26일엔 B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정치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민주주의 독초"라고 말했습니다.

 

 
■두 전직 법무장관의 '유구무언'?

공교롭게도 두 전직 법무장관들 모두 여당 내부에서조차 이번 재보궐 선거의 참패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외신 뉴욕타임스는 여당 후보들의 참패 원인으로 '내로남불' 등을 언급하며,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진 것을 지적하기도 했죠.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여권 강성 지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추 전 장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입니다.

당내 초선 뿐 아니라 중진과 원로들도 추 전 장관을 비판했습니다.

그동안 퇴임 후에도 SNS를 활용하며 존재감을 과시해 오던 두 전직 법무장관의 입지가 이번 선거 후폭풍으로 확 줄어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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