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포커스] 정치권 "'이대남' 표심 잡아라" 과열…젠더 갈등 부추기나

등록 2021.04.19 21:29

수정 2021.04.19 21:38

[앵커]
지난 보궐선거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20대 남성, 이른바 '이대남'을 공략하기 위한 법안과 발언을 정치권이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청년 분노나 불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 표심 잡기로만 변질돼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죠.

오늘 포커스는 성별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권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차기 대권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안보 공약의 하나로 징병제 폐지와 여성도 군사훈련을 받는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최근 보궐선거에서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20대 남성, 이른바 '이대남'의 마음을 잡겠다는 포석입니다.

박용진 / 민주당 의원
"여성이라서 (군 복무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요. 성 역할별로의 구분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2030 남성을 겨냥한 발언을 한 건 박 의원만이 아니죠.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공무원법 개정 등을 통해 지자체가 군 경력을 인정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고, 전용기 의원은 이미 20년 전에 위헌 판단을 받은 군 가산점제를 다시 꺼내며 "재도입을 논의하겠다"고 했죠.

전용기 / 민주당 의원
"2030에게 무관심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남녀갈등이라든지 다양한 불평등과 관련해서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20대 남성들이 페미니즘으로 인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제대군인 지원법을 발의했습니다.

하태경 / 국민의힘 의원
"저하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랑 한 4년 전부터 이렇게 가다가는 도저히 미래가 없다… 청년들, 젊은층들에게까지 우리 지지층 확대를 해야 되고…"

하지만 정치권의 행태가 젠더 갈등을 부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죠. 정치권이 2030 청년들의 분노를 깊이 성찰하기보다는, 그 화살을 여성에게 돌려 성별 갈등을 유발한다는 거죠.

오죽하면 각 정당 내부에서도 "게으른 분석" "20대 여성의 표는 왜 못 얻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는 자조적 비판이 나왔습니다.

구정우 /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사실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데서 시작해야 된다… 정치권이 선거 패배에 따른 국면 전환용으로 젠더 문제를 활용하고 있지 않나…"

갈등을 봉합하고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해야 할 정치권이 성별 간 갈등을 유발하고 그것을 표심 잡기에 이용하는 듯한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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