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7

[뉴스야?!] 양보하면 이긴다?

등록 2024.04.27 19:38

수정 2024.04.27 19:57

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채림 기자 나왔습니다.
첫 번째 물음표 볼까요?

기자>
첫 번째 물음표는 "양보하면 이긴다?"입니다.

앵커>
영수회담 얘기겠죠.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의제를 놓고 한창 줄다리기를 하다가, 어제 이재명 대표가 "일단 만나겠다"고 해서 상황이 급반전됐죠.

기자>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도 회의장에 들어가서야 알았다고 할 만큼, 이 대표의 수용이 전격적이긴 했습니다. 

앵커>
이런 전격적인 결정에 어떤 배경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여러 배경이 있었겠지만, 흥미로운 대목이 있어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대표가 최근 한 정치학자와 대화를 나눈 일이 있는데, 그 학자가 "첫 영수회담은 무조건 양보하는 쪽이 이기는 것"이라고 조언을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제1야당 대표가 행정부와 소통하고 국정의 절반을 책임진다는 이미지를 쌓아갈 수 있고, 설사 회담이 빈손으로 끝나더라도 먼저 양보해 성사한만큼 지지자들에게 할 말이 있다는 겁니다.

앵커>
이 대표가 그 조언을 듣고 결정했을까요.

기자>
이 대표 주변에 여러 조언을 할 각계인사들이 많은 만큼, 그 조언만 주효했다고 보긴 어렵겠죠. 어제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긴 했는데, 이 대표가 여러 조언과 상황들을 감안해 '양보'를 선택한 걸로 보입니다.

[이철희/전 청와대 정무수석 (지난 25일, CBS 한판승부)]
"대통령이 결단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쪽으로 플레이를 해야지 굴욕을 강요하는 무릎 꿇어 이런 식으로 비치게 만드는 것은 좋지 않죠."

앵커>
사실 민주당이 사전 의제 합의를 놓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때부터 전략적인 회담 접근이란 얘기도 있었거든요.

기자>
네, 이미 정치권의 여러 인사나 기자들 사이에선 민주당이 사전 실무협의에서 여러 의제를 먼저 제시하는 자체가 이런 '통큰 결단'을 위한 레버리지, 지렛대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외교에서도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때 이런 기싸움 전략이 많이 쓰입니다.

앵커>
아까 리포트로도 짚어보긴 했는데, 역대 영수회담이 대부분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났고, 이번엔 특히 특검이라든지 거부권과 같은 민감한 쟁점도 많잖아요. 빈손으로 끝날 거란 우려도 있던데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 현재 정치권 지형과 현안들만 봐선 뭐 하나 제대로 합의물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긴 합니다. 보통 '보텀업', 그러니까 상향식인 회담의 경우 참모들이 의제를 대부분 조율해서 합의문 거의 다 만들어놓고 회담에 들어가는데, 이번엔 톱다운 방식으로 두 사람이 만나 직접 하나하나 다 얘길 해야되죠. 벌써부터 예상되는 '최대 기대치'가 "영수회담 정례화 정도"밖에 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윤 대통령의 대화 스타일이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어떤 변수란 거죠.

기자>
그동안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에서 각계인사들과 면담을 할 때마다, 민원이나 요구사항이 많이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면 참모들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어렵다'란 대화 참고자료를 관성적으로 준비하기 마련인데, 이들의 건의를 직접 들은 윤 대통령이 파격적인 방안으로 수용해 '다 해드리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의제에 제한 없는 자유로운 대화'가 윤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식이라,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통큰 결단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앵커>
첫 번째 물음표 정리해볼까요?

기자>
"양보하면 이긴다?"의 느낌표는 "협치하면 이긴다!"로 하겠습니다.
한국 정치사에선 '협치'란 단어 자체가 '공상과학'에 가깝다는 자조섞인 비관도 있습니다만, 두 사람이 어렵게 자리를 만든 만큼, 서로 양보해서 둘 다 이기는, 영수회담의 모범사례를 남기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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