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패스트 천안, 파인토피아 봉화. 이처럼 요즘 지자체의 행정 구호는 대부분 영어입니다. 이런 묻지마 영어 구호에, 정작 외국인들은 어떻게 느낄까요? 짐작은 했지만.. 낯이 뜨거워지는 건 왜 지자체가 아닌 우리 몫일까요.
석민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색한 수식어를 붙이고,
로사 베이커 / 네덜란드
“어색한데요. 패스트 천안?”
알 수 없는 신조어까지 등장합니다.
다나 메이어스 / 스위스
“급하게 만든 티가 나는데요, 급조한 티가 나요"
자치단체들이 영어로 만든 행정 구호입니다. 전국의 지자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외국어로 된 구호를 쓰지만, 콩글리시가 넘쳐납니다.
자치단체들의 엉터리 영어 구호에 대해 원어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메간 페 / 미국
“(어색하다고 느끼세요?) 네 진짜 어색하네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저라면 유토피아와 소나무를 한 단어로 붙여쓰진 않을 거예요.”
콩글리시는 역효과까지 불러옵니다.
트레이시 W. / 미국
“영어에서 just는 긍정적으로 쓰이질 않아요. 평균이거나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죠. 도대체 누가 만든 거에요?"
외국인 블로그에서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건범 / 한글문화연대 대표
“세계화를 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화가 됐다고 해서 우리가 우리 정체성을 버릴 필요는 없거든요.”
자치단체들은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전대성 / 경북 봉화군청 기획담당
“10년 정도 경과를 했거든요. 일순간에 이걸 버리고 다시 또 만든다는 거는…”
자치단체들이 엉터리 영어 구호를 쏟아내면서, 국제화는커녕 국제적 망신만 당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석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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