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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판 포커스] 몰락한 황태자의 꿈

등록 2016.12.07 20:11 / 수정 2016.12.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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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과 대통령의 친분을 이용해 문화계를 쥐락펴락한 인물이 차은택씨였습니다. 한때는 실력있는 광고, 뮤직비디오 감독이었습니다. 그런데, 치열한 경쟁에서 밀리자 그 공백을 권력으로 채우려다 결국 타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오늘 뉴스판은 몰락한 문화계 황태자의 꿈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리포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승환 - 당부
"어찌할 수 없나보오"

한국적인 멜로디와 영상미가 슬프고도 아름다운 소년 소녀의 순애보를 그립니다. 1999년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감독 차은택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합니다.

조성모 - 투 헤븐
"괜찮은 거니? 어떻게 지내는 거야?"

배우 이병헌, 김하늘 주연, 조성모의 투 헤븐 뮤직비디오. 한 편의 영화 같은 구성으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CF
"너 왜 자꾸 내 눈에 밟혀"

차은택은 광고계까지 발을 넓힙니다. 30, 40대 이상은 기억하는 이 음료 광고.

CF
"날 사랑하지 말라고!"

그리고 전 국민이 아는 이 광고.

CF
"양손을 쭉 펴고. 짝짝짝짝짝. 오필승코리아!"

차은택은 자타공인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고, 급변하는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공식 응원가 영상도, 가장 최신작인 싸이의 행오버 뮤직비디오도, 큰 반향을 얻지 못했습니다.

차은택 / T방송사 인터뷰 중
"한 번쯤은 접근해보면, 거기에서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좋아하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고. 그 부분을 극대화시키면 그게 내 직업이 되는 거고"

이말대로 차은택은 좋아하는 분야를 새로 발견합니다. 창의력을 내려놓고, 권력을 탐내기 시작합니다. 재작년 4월, 최순실을 만나고 날개를 달았습니다.

넉달만에 문화융성위원에 임명됩니다. 그가 연출한 첫 뮤지컬. 공연장에 대통령이 옵니다.

차은택 / 당시 문화융성위원 (2014년 8월)
"박수를 쳐주시면 너무 감사드리겠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오셨는데"

박근혜 대통령
"오늘 이 공연과 같은 새로운 시도도 앞으로 계속 이어짐으로써 우리만의 그런.. 그 공연 장르가 탄생하길 기대하겠습니다"

뮤지컬은 망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을 움직인 영향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합니다. 차은택은 1급 공무원 자리까지 오르고, 국책사업인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진두지휘합니다.

차은택 / 당시 문화창조융합 본부장(작년 12월)
"여기는 1인 기업이라서요 혼자 대표도 맡고 혼자 다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힘들지 않으세요"

대통령 앞에서도 선글라스를 쓰고, 운동화를 신고, 모자도 벗지 않는 당당함. 진정 문화계 황태자의 모습었습니다. 하지만 가면은 벗겨졌습니다.

차은택 / 지난달 8일
"성실하게 답하도록 하겠습니다. (독대한 적 없습니까)"

정말로 (눈물 터짐) 없습니다. (흑흑) 죄송합니다"

차은택 / 오늘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차은택은 KT 광고 총괄 임원에 지인을 앉힌 뒤, 자기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안종범 전 수석을 움직여,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를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문체부 장관, 컨텐츠진흥원장 등에도 자기 지인을 앉혀, 정책과 예산을 마음껏 주무르려 했습니다.

차은택 /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
""최순실씨가 먼저 요청했고요. 제가 몇 분, 장관 몇 분 추천드렸었고 수석도 몇 분 추천드렸는데..."

차은택의 후임자는 차씨의 행위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여명숙 /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
"국책(사업)이었기 때문에 한 국가의 정신을 난도질 하는 일이기 때문에"

차은택의 빗나간 야망, 최순실과의 잘못된 만남, 문화계 황태자의 꿈은 무너졌습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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