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결정이 임박하면서 찬반 양측 간의 장외전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3.1절인 오늘은 탄핵 반대 쪽인 태극기 집회 규모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서주민 기동팀장과 집회 얘기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집회 규모에선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엔 태극기 집회를 촛불집회에 대항한 맞불집회로 표현을 해왔는데, 이번엔 사실상 촛불집회가 태극기 집회의 맞불집회 양상이 됐습니다. 실제로 집회 신고 자체도 태극기 단체가 먼저 했었고, 청와대 방향 행진 신고도 한 달 전부터 계획을 했었다고 합니다.
[앵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오늘 얼마나 모였습니까?
[기자]
주최측 주장으론 500만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경찰이 공식 집계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파악할 수 없는데요. 다만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서울시청 광장 남단까지 참가자들이 모였는데, 지금까지 태극기 집회 규모 가운데 가장 컸던 건 맞는 듯 합니다.
[앵커]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당초 탄핵 반대 집회는 사실상 친박단체, 친박모임에서 시작됐다고 봐야할 겁니다. 하지만 최근 양상은 보수 단체 상당수가 연대하고 있는 형태가 됐습니다. 실제로 주최측인 탄핵기각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 탄기국 구성 단체를 보면 박사모를 비롯해 대한민국 건국회, 기독교 단체와 애국동지회, 군 동지 모임 등이 망라돼 있습니다. 여기에 보수 정치 성향을 가진 일반 시민들도 상당수 자발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원래 탄핵을 주장하는 촛불집회 참가자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숫자가 적었는데, 이렇게 규모가 커진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겁니다. 그 가운데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면서 보수 진영이 크게 위축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탄핵이 되면 대한민국 체제가 위험스런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촛불집회 일부 참가자들이 구호로 내세웠던 '혁명정권 이뤄내자'라든지 '이석기를 석방하라'라든지, '문제는 자본주의다'.. 이런 구호들을 보고 위기 의식을 느꼈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오늘 집회만 본다면 보수 단체가 주로 주관하는 3.1절 행사와 맞물렸다는 점도 참가자 숫자가 늘어난 이유로 분석됩니다.
[앵커]
시간이 좀 차이가 나긴 했지만 불과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촛불집회도 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이 벌써 열여덟번째 집회입니다. 촛불집회가 시작할 때 막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도 적지 않은 인원들이 참가했습니다. 경찰은 태극기집회 참가자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 주변을 경찰 차벽으로 쭉 둘러쌌습니다. 또 청와대 100미터 앞까지 행진도 진행했습니다. 앞서 태극기 집회 측도 청와대 인근 200미터까지 행진을 했는데, 경찰은 행진 경로 골목 구석까지 인력을 배치해서 충돌 상황에 대비했습니다.
[앵커]
사흘 뒤, 토요일에도 양측이 집회를 열죠?
[기자]
네, 양측 모두 집회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촛불집회가 맞불 집회 성격이었지만 주말 집회는 촛불집회 역시 대규모 인원이 몰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헌재의 탄핵 여부 결정이 점점 임박해지면서 양측의 세대결 양상이 더 치열해지는 모습인데, 헌재 결정 이후 극과 극으로 갈린 민심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큰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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