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주 들어 바깥 일정들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어서 왜 그런가 관심이 쏠렸는데 청와대가 어제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방문 이후 과도한 일정으로 몸살감기에 걸렸다는 건데, 이렇게 공개한 게 과연 적절한 것이었는지 강동원기자와 함께 따져보겠습니다. 강 기자,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공개한 게 왜 논란이 되는 겁니까?
[기자]
네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보안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국가 보안규정은 총 3단계로 돼있는데요. 당장 내용이 밝혀졌을 때 전쟁 일어날 가능성 있을 경우는 1급 비밀, 내용 누설 시 국가안전보장에 심각한 지장 초래할 경우는 2급, 3급은 내용 누설 시 국가안전보장에 해를 끼칠 경우입니다. 궁금한 것은 대통령의 건강상태는 이중 어느 부분에 해당하느냐 인데요. 상당히 주관적입니다. 대통령의 상태가 알려질 경우, 국가 안전보장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 통상 2급 비밀로 지정한다는 건데요. 이 것은 경호실 의무대에서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분류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앵커]
쉽게 말하면 대통령이 아프다는 걸 적이 알게 해선 안된다 이런 취지 같은데, 전직 대통령들은 어땠습니까?
[기자]
상황에 따라 다 달랐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엔 아프리카 중남미 등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후 링거투혼 속에 순방 일정을 소화했다고 청와대가 나서 상세히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재임시절 폐에 문제가 있었던 사실은 퇴임 후 회고록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2004년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뇌경색 증상을 보인 사실이 8년 뒤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피로누적이나 감기몸살 같은 가벼운 병세는 공개를, 비교적 무거운 증상은 철저하게 비공개를 한 것입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 외국 정상들의 경우도 건강상태에 대한 뉴스는 별로 본 기억이 없는 것 같군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기자]
마찬가지로 선별해서 공개했습니다. 지난 2016년 3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건강검진 기록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50대 중년 남성으로서는 탁월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습니다. 그에 앞서 2014년 말에는 주치의가 직접 기자들 앞에 서서 오바마 대통령의 인후염 치료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는데요. 대통령의 질병에 관해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전문성 있는 주치의를 내세워 국민에게 신뢰를 줬다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반면 철저히 비공개에 부친 사례도 있습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재선이나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척추통증, 대장염, 전립선염 등 자신의 병력을 끝까지 숨겼고, 부시 대통령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재임 기간 동안 숨겼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앵커]
그렇군요.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라는 말을 흔히 합니다만 대통령의 경우는 더 그런 것 같군요. 강동원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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