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국회에서 발언한 '영끌하는 30대가 안타깝다'는 말이 이번주 내내 입길에 오르내렸습니다. 당사자인 30대들은 김 장관이 부동산 시장의 현실도 모르고, 타들어가는 자신들의 속도 모른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집을 살 수 밖에 없다는 30대의 속내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지난 25일 국회에 출석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30대의 부동산 매매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김현미 / 국토교통부 장관
"30대의 영끌하는 매수세라고 할까. 법인이 내놔야할 물건들을 비싼 가격에 30대가 사준게 아닌가 이런 안타까움이…"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의 '영끌',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집을 사는 행태를 가리키는 신조어인데요. 적극적으로 집 매수에 나서는 30대를 지적한 겁니다.
최근 전세금와 신용대출을 끌어모아 염창동의 20년 넘은 아파트를 구입한 30대 이모씨,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아쉽다고 말합니다.
이모씨 / 30대 주택 구입자
"처음에는 정부 말을 많이 신뢰를 했었는데 이와 다르게 집값이 많이 오르고 신뢰도도 많이 떨어지게 되니까…"
'영끌이 안타깝다'는 김 장관에 대해선 현실과 다르다고 하소연합니다.
이모씨 / 30대 주택 구입자
"(청약)점수도 중년에 비해서 낮고 더 기다리다 보면 집값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더 조급해지는 마음이 있어가지고…"
30대들은 최근 아파트 매수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 달 매매된 서울 아파트 1만6000여 건 가운데 30대 이하가 사들인 경우는 36.9%. 작년 1월만 해도 25.4%로 40대보다 적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40대 매수세를 훌쩍 앞질렀습니다.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입니다. 지난달 이곳의 아파트를 사들인 사람 중 20~30대는 무려 절반에 가까운 46.6%에 달했습니다.
공인중개사
"(2030세대가) 확실히 많아요. 오름세가 본격화가 된 이후부터는 어떻게든 집을 사둬야 된다는 심리가 자리 잡은 거 같아요."
30대들이 영끌로 집을 사는 또 다른 이유는 높은 청약 문턱입니다.
최근 발표된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69점, 4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야 가능한 점수입니다.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30대 같은 경우는 부양가족 수라든가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돼요. 가장 큰 것은 주택을 안 사면 영원히 뒤쳐진다 이런 공포감 같은 게…"
영끌이 늘면서 30대의 빚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 2년 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의 35.7%는 30대가 받아가, 전 세대 중 가장 많았습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그림의 떡인 청약시장.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살 수 없다는 절박감이 30대를 영끌로 내몹니다.
김진형 / 30대 직장인
"나중에 어떻게 집을 사야되나 고민도 많고, 정부에서 집값을 하향해주든지…"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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