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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뉴스야?!] 김정은이 통 큰 계몽군주?

등록 2020.09.26 19:43 / 수정 2020.09.2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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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김정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첫번째 물음표 볼까요.

[기자]
첫번째 물음표는 "김정은이 통 큰 계몽군주?"로 하겠습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도 짧게 언급되긴 했는데, 유시민 이사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저렇게 평가해서 논란이죠. 어떤 근거로 계몽군주라고 한건가요?

[기자]
네, 어제 유시민 이사장이 문정인 특보, 정세현 수석부의장 등과 특집 라이브 방송을 했는데, 생방송 도중 북한에서 '사과 전통문'이 왔다는 속보가 전해졌고, 이후 '김정은 리더십'과 관련한 얘기를 이어가다 나온 발언입니다.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유시민 / 노무현재단 이사장 (어제)
"이 사람(김정은) 진짜 계몽군주 맞는데… 내부의 상황이나 자기 자신의 입지나 이런 것들이 갖는 어려움 때문에 지금 템포 조절을 하는 거냐, 아니면…그냥 스타일이 좀 다른 독재자일 뿐인 거냐, 이런 질문을 제가 참 자주 받았는데…내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아…."

[앵커]
김정은이 독재자가 아니라 계몽군주다… 유 이사장이 계몽군주의 뜻을 잘 몰라서 그런 것도 아닐테고, 김정은 정권들어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정치적으로 근대화가 이뤄졌습니까.

[기자]
그렇게 됐다면 지금 북한이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고 있다는 말이 안나오겠죠. 유 이사장은 과거에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18년 첫 남북정상회담 직후 한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을 '소년가장'으로 비유하면서 "계몽군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도 본인 스스로 당시에 '종북'이라거나 '북한 대변인'이란 비판을 받았다고 털어놨고요. 그러면서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니고선 북한이 바뀌기 어렵기 때문에, 변화의 욕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북돋워야 변화가 빨라진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앵커]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에 좋은 해석까지 붙여준 것처럼 들리는 군요.

[기자]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이종석 전 장관, 두 분도 맞장구를 쳤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정세현 /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어제)
"일종의 계몽군주로서의 면모가 있는 겁니다. 특히 미국에서도 그 대목을 주목해줘야 돼요"

이종석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어제)
"계몽형 군주라는 건…비전문가가 쓸 수 있는 용어로 표현하자면 굉장히, 아주 통찰력이 높은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지금 우리 국민이 김정은 정권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됐는데, 저렇게 이야기 하는 게 좀 놀랍네요.

[기자]
네, 야당에선 "계몽주의 사상자들이 땅을 칠 일이다" "북한 입장 대변하는 한심한 작태다" 등의 비판이 나왔습니다. 인터넷에선 "당신 가족이 이런 죽음을 맞이했어도 계몽군주라 말할텐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건가" 이런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앵커]
'계몽군주' 말고 논란이 된 발언들이 더 있었죠?

[기자]
북한의 사과 통지문에 나온 반응들이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정세현 /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어제)
"김정은 위원장의, 그들(북한) 문자로는 '통 큰 측면'인데…"

이종석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어제)
"[북한]이 그동안 해 왔던 해명 방식을 본다면, 이 해명 방식은 굉장히 선진화된…"

김준형 / 국립외교원장 (어제)
"우리 생각보다는 훨씬 더 김정은 위원장이 그리고 있는 북한의 비전은 정상 국가에 가깝다…"

[앵커]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았고, 통지문도 자기 합리화가 대부분이었는데, 저렇게 칭찬을 하는 게 좀 당황스럽게 들립니다. 첫번째 물음표 정리해볼까요.

[기자]
첫번째 물음표 "김정은이 통 큰 계몽군주?"의 느낌표는 "군주는 국가 제일의 종!"으로 하겠습니다. 대표적인 계몽군주인 프리드리히 2세의 명언으로 알려져있죠. 지금 시대에 계몽군주를 논하는 자체가 황당하긴 하지만, 일단 독재자 스스로 '자신을 종'이라 생각하고 '반대자의 신념'을 경청해야 북한 같은 전근대사회도 근대화의 길목에 들어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골라봤습니다.

[앵커]
네 좋은 표현이네요. 다음 물음표로 넘어가보죠.

[기자]
두번째 물음표는 "조국흑서, 대통령은 읽지마세요?"로 하겠습니다.

[앵커]
'조국흑서' 저자들이 보이는군요. "문 대통령은 읽지 마라"?

[기자]
네, 어제 저자들의 언론 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인데,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서민 / 단국대 교수 (어제)
“文 대통령이 이 책을 읽어주시기를 사실 별로 바라지 않습니다. 읽으면 좋겠지만 사모펀드 부분 같은 건 잘 이해 못 하실 거 같아서 文 대통령 말고 저는 BTS가 읽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래도 국민 입장에선 대통령이 쓴소리를 듣는 게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기자]
저자들이 지적한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이 거기에 있습니다. 비판을 받아들이기보다는 "핵심 지지층만 끌고 폐쇄적인 상황으로 간다"는 건데요. 시민단체 출신들이 문재인 정부에 참여하면서 권력감시 가능이 아예 사라졌다, 이런 비판도 나왔습니다.

권경애 / 변호사 (어제)
“장하성 씨와 그다음 김상조 실장님이 전부 다 참여연대 출신이시잖아요. 조국 교수도…선관위원 조성대 위원(후보자)께서도…“

김경율 / 회계사 (어제)
“시민단체가 우리 민주주의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지 않나…망해 버리는 게 차라리 더 낫지 않나…“

[앵커]
권경애 변호사는 민변 출신이고, 김경율 회계사는 참여연대 출신인데, 그러고 보면 지금 시민단체의 정부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예요.

[기자]
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당은 당리당략 관점이더라도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 판단을 내려줘야 하는데 윤리적 기능이 없다." "그래서 대통령이 실종상태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앵커]
실종 상태다? 하긴 이번 북한의 총격 사건 때도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예요.

[기자]
네, 사망 소식이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10시간이 걸렸다는 거죠. 진중권 전 교수는 이번 사태를 '세월호 7시간'과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진중권 / 前 동양대 교수 (어제)
“최초에 청와대에서 보고받았을 때는 그분이 살아 계셨을 때잖아요…그때 대통령은 주무시고 계셨다는 거예요. 결국은 똑같은 거 아니에요"

[앵커]
참 답답한 상황입니다. 두 번째 물음표 정리해주시오.

[기자]
"조국흑서, 대통령은 읽지마세요?"의 느낌표는 "추석연휴 문프셀러!"로 하겠습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매년 여름휴가나 연휴 때 읽는 책을 SNS로 소개해왔습니다. 추천만 하면 책 판매량이 급증해서 이걸 '문프셀러'라고 부른다는데요. 물론 저자들은 '읽지 마라'고 했지만, 대통령이 진정한 포용국가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공개 추천까진 아니더라도 이번 추석 연휴에 한 번쯤 읽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면 한번 읽어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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