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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백신 구매, 안전성 강조하다 선구매 놓쳤나

  • 등록: 2020.12.18 21:12

  • 수정: 2020.12.18 22:13

[앵커]
정부가 뭐라고 설명하든 여당이 뭐라고 두둔하든 객관적 사실은 우리에게는 코로나 백신이 없다는 겁니다. 백신없이 이 겨울을 버텨야 뜻입니다. 여당의원은 부러워할 필요 없다고 했지만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것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정부는 그동안 뭘 했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방역당국 발표 먼저 들어보시죠.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차장
"미국이나 영국같은 경우 하루에도 몇천 명씩 죽어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그런 부작용들에 대해서 전부 다 테스트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접종을.."

윤슬기 기자 다른 나라들은 너무 다급하니까 안전하지도 않은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런 뜻으로 들리는 군요

[기자]
그렇게도 들리죠. 백신 도입이 늦어진게 아니냔 지적에, 방역당국은 "백신이 개발도 안된 상태라 안전성을 입증할 자료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도 앞뒤가 안맞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백신 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백신의 안전성을 어떻게 제대로 검증한다는건지가 의문이란 얘기죠.

전병율 차의학전문대 교수 (前 질병관리본부장)
"백신을 확보한 이후에 안전성을 확보해도 늦지 않는데 정부가 선구매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새로운 질병에 대한 백신은 먼저 확보부터 해놓고 안전성은 나중에 보는게 맞다 이거지요 (맞습니다) 우리 정부가 이른바 K방역 자랑만하다가 백신 구매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은 사실입니까?

[기자]
그런 측면도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여름부터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우리 정부는 k방역 홍보에 열을 올려왔던게 사실이죠. 그러다 겨울이 왔고 상황이 반전된 건데, 그래서 정부의 판단 실수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백신의 확보는 공격적으로 접종에 대한 판단은 보수적으로 하는게... 백신을 충분하게 확보해놓고 있어야지 방역의 전략을 갖기가 좀 더 용이하고"

[앵커]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해보면 우리 정부가 뭘 잘못했는지 알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보면, 각국의 첫 확진자가 공교롭게도 1월20일 같은 날 발생했는데요 백악관은 5월 백신 콘트롤타워인 '초고속 작전' 팀을 꾸리고 7~8월에 화이자, 모더나와 3억회분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반면, 국내 백신도입TF는 7월이 다 돼 꾸려져 8월 4차례 회의 등을 거쳐 11월 말 아스트라제네카와 천만명 분량의 구매계약을 맺었죠. 일본은 8월 초, 사실상 백신 1억회분 확보에 성공했고, 유럽연합도 같은 달 백신 4억회분 구매 계약, 지난달엔 또다른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앵커]
정부가 계속해서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런 판단 착오에 대한 변명처럼 들리는데, 어쨋던 계속 이러면 백신 접종이 더 늦어지진 않을까요?

[기자]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어 보이기 때문에 사실 정부의 속마음도 타들어 가겠죠. 방역당국이 미 FDA 승인 여부는 식약처 심사시 참고요인이라고 해,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승인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바로 이런 고민때문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 정도 상황이면 차라리 그동안의 모든 경과를 솔직히 고백하고 국민의 인내와 협조를 요청하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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