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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후 Talk] 뇌혈관환자가 AZ백신 접종 후 간염으로 사망…유족 "아직도 믿기 힘들어"

등록 2021.03.16 14:58 / 수정 2021.03.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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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자는 아마도 자기 의사표현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그 환자의 병이 초기에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담도염에 의한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이 가능한 환자입니다."
(= 지난 8일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 브리핑)

60대 남성인 고인은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지난 4일 숨졌다. 접종 이틀, 53시간만이었다.

추정 사인은 급성 간염. 고인의 기저질환인 뇌혈관계 질환과는 연관성이 없었다.

11일 뉴스9 리포트/ [단독] 뇌혈관 질환자가 AZ 접종 후 '간염 사망' 참고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3/11/2021031190138.html

고인의 유족이 받은 1차 접종 확인 문자

▲유가족 "간 문제 없었는데, 간염 사망이라니…"

유족은 반발했다.

"아버지가 병중에 오래 계시다보니 주기적으로 피검사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점검한 건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요양병원이었어요. 지난해 12월 중순에 전원을 하셨는데, 그때도 피검사 수치는 일반인보다 더 좋았습니다."

와병 이후 매년 독감(인플루엔자) 주사를 맞았다.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많았던 지난 겨울에도 독감을 빼놓지 않았다. 고인은 건강했다. 편마비로 한쪽이 불편했지만 식사도 혼자 해결했고, 커피도 흘리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정도였다.

조사에 나섰던 서울시 역학조사팀은 동일 제조번호의 백신을 점검했고, 주사기를 통한 C형 감염의 가능성도 의심했다. 하지만 모두 이상이 없었던 걸로 확인했다.

그럼에도 유족은 백신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가 장기간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투약하는 약이 달라지지도 않았고, 식사도 그렇고, 하던 운동도 그대로였어요. 변수라고 할 만한 것은 사망 이틀 전 맞으신 백신 밖에 없는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니까 저희는 억울함을 풀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의 발표가 신뢰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아버지가 의사표현을 원활하게 못하신다고요? 접종 하루 전인 3월 1일에 아버지를 면회했어요. 오랜만에 면회가 허용된 날이었죠. 아버지는 건강하셨고, 자동차에 관심이 많으셔서 차에 대한 얘기도 나눴어요. 접종 이튿날인 3일에는 간호사 핸드폰으로 통화도 했습니다.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이죠. 그때까지 아프신 데는 없으셨던 거 같아요. 의사표현이 어렵다면 통화가 가능하겠어요?"

▲'전격성 간염' 가능성 없나

고인은 4일 오후 간 수치가 크게 올라 급성 간염으로 사망했다. 전문의들은 "백신 접종으로 간염이 생겼다는 근거는 없다. 소량의 백신 접종은 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인을 담당했던 요양병원 주치의는 "담도염에 의한 간 손상인지, 간염 이후 담도가 손상됐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 질환 관련 전문의가 아님을 전제하면서 "전격성 간염의 여부도 열어놓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피해조사반은 8일 브리핑에서 전격성 간염 형태의 사망은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없다고 했다. 고인의 경우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시와 정부는 고인의 부검을 요청했지만 유족은 고민 끝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검 신청부터 비용까지 유족이 모든 걸 맡아서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생업을 놓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정부 태도 아쉬워"

정부의 태도도 두고두고 아쉬웠다.

"추정 사인이나 인과성에 대한 설명은 모두 언론을 통해 들어야했습니다. 고인과 유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부검 절차도 그렇고요. 앞으로 이런 부분이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를 잃은 아들은 한마디 덧붙였다.

"면회를 마치고 요양병원에서 백신 접종 동의서를 내밀더라고요. 제가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더라면, 아버지가 살아계시지 않았을까, 그런 죄책감이 들었어요."

16일 0시 기준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60만 2150명이다. 이중 이상반응 신고는 8751건으로 접종자의 1.45% 수준이다. 대부분은 발열과 두통, 근육통 같은 경증이고,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가 77건, 중증 의심 사례는 8건이다. 접종 후 사망사례는 16건이 확인됐다. / 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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