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bar
[앵커]
연속 기획으로, 우리 사회 그늘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두번째 순서는 재개발에 밀려난 이들입니다. 경기 과천 인근엔 비닐하우스촌인 '꿀벌마을'이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고 밀려난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그나마 간신히 버티고 있는 이 터전에서 일대 재개발로 또 쫓겨날 처집니다.
윤재민 기자가 개발의 그늘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제2의 강남'이라 불리며 하루가 다르게 건물이 올라가는 경기도 과천시.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비닐하우스 수십 채가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집도, 농사시설도 아니어서 정화되지 않은 지하수를 퍼올려 빨래를 하고 몸도 닦습니다.
"막 나는 가려워서 약 먹어요. 그 약 갖고 약한가봐, 10년을 두고 먹는데 이 물 때문에 그래."
바로 옆 지하철역엔 이렇게 깨끗한 수돗물이 나오는 화장실이 있지만, 계단 몇 개만 올라가면 있는 꿀벌마을엔 수십 년 째 상수도도, 하수도도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냉난방은 언감생심. 기부 받은 연탄으로 겨울을 버팁니다.
B 할아버지/ 꿀벌마을 주민
"여기 집에 한 번 불 나가지고 겪었고, 그 전에도 불 많이 났었다고 하더라고, (난리였겠네요?)그렇죠. 여기는 후룩 다 타버려요. 하우스라"
1980년대 서울 강남 개발로 밀려난 사람이 하나둘 모여 수백 가구 '꿀벌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원래 개발제한구역이었는데 개발 호재가 흘러나오면서 10여년 전부터 개발 바람이 불었습니다.
꿀벌마을 일대 땅 5000여평이 120억원에 거래되는 등 땅주인이 수시로 바뀌고... 비닐하우스 평당 가격은 한때 200만~300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오르는 땅값도, 멋진 신도시도 모두 남의 얘기. 땅주인이 바뀌면서 상당수 주민이 쫓겨났습니다.
이제 남은 건 150여명.
C 할머니 / 꿀벌마을 주민
"여기서 나가라고 해도 갈 데가 어딨어요. (임대아파트라도)죽을 때 까지만, 몇 년 안 있으면 가는 건데도…."
40년 전 소득 '3000달러' 시대 삶의 터전에서 내몰린 주민들... '3만 달러' 시대에 또다시, 갈 곳이 없습니다.
TV조선 윤재민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