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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천 비닐하우스촌 '꿀벌마을의 꿈'…"쫓겨나지만 않기를"

등록 2021.12.02 21:36 / 수정 2021.12.0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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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속 기획으로, 우리 사회 그늘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두번째 순서는 재개발에 밀려난 이들입니다. 경기 과천 인근엔 비닐하우스촌인 '꿀벌마을'이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고 밀려난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그나마 간신히 버티고 있는 이 터전에서 일대 재개발로 또 쫓겨날 처집니다.

윤재민 기자가 개발의 그늘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제2의 강남'이라 불리며 하루가 다르게 건물이 올라가는 경기도 과천시.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비닐하우스 수십 채가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집도, 농사시설도 아니어서 정화되지 않은 지하수를 퍼올려 빨래를 하고 몸도 닦습니다.

A 할머니 / 꿀벌마을 주민
"막 나는 가려워서 약 먹어요. 그 약 갖고 약한가봐, 10년을 두고 먹는데 이 물 때문에 그래."

바로 옆 지하철역엔 이렇게 깨끗한 수돗물이 나오는 화장실이 있지만, 계단 몇 개만 올라가면 있는 꿀벌마을엔 수십 년 째 상수도도, 하수도도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냉난방은 언감생심. 기부 받은 연탄으로 겨울을 버팁니다.

B 할아버지/ 꿀벌마을 주민
"여기 집에 한 번 불 나가지고 겪었고, 그 전에도 불 많이 났었다고 하더라고, (난리였겠네요?)그렇죠. 여기는 후룩 다 타버려요. 하우스라"

1980년대 서울 강남 개발로 밀려난 사람이 하나둘 모여 수백 가구 '꿀벌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원래 개발제한구역이었는데 개발 호재가 흘러나오면서 10여년 전부터 개발 바람이 불었습니다.

꿀벌마을 일대 땅 5000여평이 120억원에 거래되는 등 땅주인이 수시로 바뀌고... 비닐하우스 평당 가격은 한때 200만~300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오르는 땅값도, 멋진 신도시도 모두 남의 얘기. 땅주인이 바뀌면서 상당수 주민이 쫓겨났습니다.

이제 남은 건 150여명.

C 할머니 / 꿀벌마을 주민
"여기서 나가라고 해도 갈 데가 어딨어요. (임대아파트라도)죽을 때 까지만, 몇 년 안 있으면 가는 건데도…."

40년 전 소득 '3000달러' 시대 삶의 터전에서 내몰린 주민들... '3만 달러' 시대에 또다시, 갈 곳이 없습니다.

TV조선 윤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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