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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치킨·탕수육 끝없는 '반값 전쟁'…소비자 웃지만 이면엔?

등록 2022.09.02 08:30 / 수정 2022.09.0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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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대형마트가 쏘아올린 반값치킨이 이른바 반값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치킨, 피자에 이어 반값 탕수육까지 등장했습니다.

[앵커]
소비자들은 환호하지만 높은 인기만큼이나 그늘도 있다고 해 사회부 임서인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한 대형마트가 최근 7800원짜리 반값탕수육을 내놨는데, 인기가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네, 어제 한 팩에 7800원짜리 탕수육이 한 대형마트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요, 5분도 안돼 물량이 전부 동이 났습니다. 중국음식점의 평균 탕수육 가격은 1만5천원 정도인데요, 반값 탕수육이라고 해서 양이 적거나 외국산 돼지고기를 쓰는 것도 아닙니다. 국산 돼지고기를 쓰고 양은 음식점 탕수육보다 100~200g 더 많아 오히려 더 푸짐한 편입니다. 

[앵커]
특히 추석을 앞두고 반값 경쟁이 치열할 것같은데 어떤 상품들까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추석을 맞아 한 대형마트는 축산, 과일, 수산 등을 50%까지 할인해 판매하기로 했고, 또 다른 업체도 최대 50% 할인을 내걸었습니다. 캐나다산 삼겹살, 호주산 찜갈비용 소고기에, 대표적인 차례상 음식이죠 영광 참굴비도 반값에 나온 상태입니다.   

[앵커]
업체들이 이렇게 반값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우선, 대형마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물량을 싼값에 대량 확보할 수 있고, 유통 과정도 단순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또, 대형마트들은 싼 값에 많은 양을 팔수 있는 박리다매도 가능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똑같이 반값 상품들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런데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업체는 가격 책정 방식이 다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배달 시킬 때를 생각해보시면, 치킨만 오는게 아니죠. 종이박스에 포장된 채 양념소스, 무, 콜라도 같이 옵니다. 또 업체들은 배송비와 인건비에다 본사에 로열티도 내야합니다. 대형마트들은 이런 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거죠. 그런데 프랜차이즈 업체보다 대체로 사정이 더 열악한 건 일반 자영업자들입니다. 그래서 대기업의 횡포란 비판도 끊이질 않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김혜령 / 개인 치킨집 점주
"저희가 치킨이 5120원에 들어와요. 그러면은 기름값 올라서 그 기름값 계산해야죠. 무, 양배추 이것저것 하다 보면 개인 치킨집 점주 솔직히 상권 파괴 이런 생각도 들고"

최호섭 / 프랜차이즈 치킨집 점주
"그 사람들이 닭만 사러 가겠습니까. 그게 다 미끼 아니겠습니까? 미끼로 해가지고 여러 업체들 다 죽인다는 거 그거는 대기업 횡포지…."

이 업체들도 반값 상품에 맞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대형마트의 반값 공세에 대응하기란 대체적으로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앵커]
앞서 영상에서도 보셨지만 반값 상품을 사려고 마트를 들리다보면 다른 물건을 살 기회도 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반값 상품을 놓고 이른바 '미끼 상품', 즉 손님을 매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란 지적도 큽니다. 실제 다른 상품들의 판매가 늘어나기도 해, 한 대형마트의 경우 반값 열풍 후 샌드위치와 샐러드 매출이 245%, 도시락이 185%, 김밥이 104% 뛰기도 했습니다.

[앵커]
반값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면 마트 직원들 업무 부담도 늘어나겠군요?

[기자]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한 대형마트 노조는 지난달 31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값 치킨은 노동착취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리담당 직원이 매장당 5~8명에 불과한데, 기존보다 5배 이상 치킨을 팔고 있다는 겁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들 사이 반발 여론도 심상치 않습니다. "대형마트로 몰리는 소비자들때문에 매출이 줄어들었다"며 "바로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냐"는 입장이죠.

[앵커]
임 기자 얘기를 들어보니 반값 경쟁 이면에 여러가지 논란들이 참 많은데, 그래서 반값 상품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어요?

[기자]
네, 반값 상품이 장기적으론 자취를 감출 거란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반값 상품들을 경험한 후 결국엔 제값을 하는 상품으로 다시 몰릴 거란 관측이 나오는데요, 전문가들 사이 반값 상품을 계기로 국내 외식과 유통업계, 나아가 한국 산업의 구조를 뜯어보고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소비자들도 반값 상품을 즐기면서 업체들도 상생할 수 있는 유통 구조가 되려면 풀어야할 숙제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군요. 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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