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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깎을테니 더 살아주세요"·"내용증명부터"…'역전세난' 풍속도

임대시장 급변①
  • 등록: 2023.01.23 21:15

  • 수정: 2023.01.23 21:42

[앵커]
집값과 함께 전세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주택 임대시장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세입자가 나갈까봐 전세를 깎아주겠다는 집주인이 늘고 있고, 보증금이 불안한 세입자들은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습니다.

역전세, 깡통전세 위험이 만들어낸 2023년 임대시장의 신 풍속도를 김예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4%대로 훌쩍 뛴 대출 금리에 이사를 결심한 세입자 A씨. 집주인에게 이사 계획을 밝히자, 보증금을 내려줄 테니 계속 살아달란 제안을 받았습니다.

A씨 / 세입자
"(집주인이) 전세금에서 1억 (원) 정도를 빼서 계속 남은 기간 동안 거주를 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고…."

고민 끝에 거절했지만 두달째 새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 A씨는 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내용증명도 준비 중입니다.

A씨 / 세입자
"내용증명하고, 소명할 수 있는 부분들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온라인 커뮤니티엔 내용증명 발송을 고민하는 세입자들의 글이 넘쳐납니다.

전셋값 급등기엔 주로 집주인이 세입자의 퇴거 요구차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겁니다.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원에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는 경우도 지난해 4822건으로 늘었습니다.

1년새 50% 가까이 뛰었고, 10년 만에 최다치입니다.

문제는 전셋값 낙폭이 점점 커지고 있단 겁니다.

이창무 /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전세제도는) 믿음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신용경색에 따른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까지 갈 수 있는 거죠. 시스템이 마비가 된 상태거든요."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입주 물량도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역전세에 따른 임대차 시장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TV조선 김예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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