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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美 SVB 파산 사태, 원인과 파장은?

등록 2023.03.12 19:15 / 수정 2023.03.1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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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를 좀 더 들여다 보겠습니다. 미국 16위의 은행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파산에 이르게 됐는지, 우리나라엔 어떤 파장을 미칠지, 경제부 김지아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김 기자, 실리콘밸리 은행, 저는 잘 모르는 곳이었는데 특화된 은행인 것 같더라고요?

[기자]
실리콘밸리 은행은 스타트업과 IT기업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은행입니다. 생소하실 수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예금액이 232조원에 달하는, 미국 16위 은행입니다. 코로나 사태 때 초저금리와 정부 지원 등으로 IT업계가 호황을 맞으면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대형 은행이 왜 하루아침에 무너졌나, 간단히 말하면 뱅크런, 고객들의 예금 인출 때문입니다.

[앵커]
고객들이면, 스타트업일테고, 이 업체들은 갑자기 왜 예금을 뺀 거죠?

[기자]
기업들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미 연준의 고금리 정책까지 이어졌고, 자금이 필요해진 기업들이 예금 인출에 나서기 시작한 겁니다. 이 때 은행은 예금자에 돈을 돌려주기 위해 그동안 사뒀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을 팔아야 했는데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앵커]
안전한 국채를 사뒀는데 뭐가 문제인거죠?

[기자]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죠. 미 연준이 금리를 대폭 올렸고, 결국 채권 가격이 폭락한 뒤에 내다 팔면서 그로 인한 손실만 18억 달러, 우리돈 2조 3천억원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8일, 방아쇠가 당겨졌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이 자금 확보를 위해 22억 5천만 달러 신주 발행에 나서겠다고 밝힌 겁니다. 이미 업계에 실리콘밸리 은행이 위험하단 소문이 퍼진 상황에서 예금자들은 더 앞다퉈서 돈을 인출하게 됐고 은행은 더 많은 증권을 헐값에 내다 팔아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겁니다.

[앵커]
그럼 아직 은행에 돈이 남아 있는 예금자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미국도 우리나라처럼 은행이 파산해도 정부가 일정 금액을 돌려주는 예금자 보호제도가 있습니다. 보호한도는 25만 달러인데요. 실리콘밸리은행의 주고객은 기업들이기 때문에 25만 달러 이상 예치된 경우가 많고, 93%는 보호대상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제는 예금자 대부분이 신생 회사이기 때문에, 자금이 묶이면 줄도산과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고요. 기업들 뿐 아니라, 실리콘밸리 은행과 규모가 비슷하거나 더 작은 은행들이 신뢰도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문제는, 이 사태가 어디까지 갈 것이냐인데, 우리는 2008년 금융위기의 악몽을 경험한 바 있잖아요, 재연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전체 은행권에 위협을 가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실리콘밸리 은행이 스타트업에 특화된 곳이고,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부실 대출이나, 복잡한 파생상품에 대한 위험한 투자 등의 문제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금리, 고물가, 전쟁과 같은 새로운 변수도 있고, 다른 은행으로까지 파장이 확산되는 건 막아야하기 때문에 업계에선 "미국 정부가 나서서 예금을 보증해야 한다",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 전까지 정부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다른 작은 은행들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우리 금융시장이 입을 타격이 가장 걱정이죠. 우리 금융당국은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기자]
우리 금융당국은 "당장은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면서, "24시간 모니터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실리콘밸리은행이 속한 금융그룹의 주식을 10만주 넘게 보유하고 있는데다, 국내 일부 스타트업과 금융사들도 실리콘밸리 은행과 거래를 해왔던 만큼, 국내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이번엔 은행 파산이라는 돌발 변수가 또 등장했는데, 철저한 시스템 관리가 필요해보입니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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