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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져보니] 현실과 다른 학원비 통계, 왜?

등록 2023.06.27 21:14 / 수정 2023.06.2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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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배재한다는 건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사교육비 통계가 현실과 너무 다르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정부가 발표한 평균 사교육비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지난 3월에 교육부와 통계청이 공동조사한 통계를 보면, 초·중·고등학생 한 사람 당 드는 한 달 사교육비는 41만 원입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사교육비 지출이 급증했는데요. 전체 사교육비는 지난해 26조 원으로, 역대 최대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어제 교육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내놓은 겁니다.

[앵커]
역대 최대라고는 하는데, 41만 원이라는 수치가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거지요?

[기자]
네,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액수와 차이가 커서 통계 발표 당시에도 말이 많았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 각 학원들이 공개한 가격으로 따져봤더니, 강남구와 서초구에 있는 초·중·고 학원의 수학 한 과목 당 한 달 학원비가 평균 41만 원입니다. 서울의 다른 지역도 과목 당 30만 원 안팎으로, 정부 통계와는 차이가 컸습니다.

구본창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
"영어와 수학에서 보통 한 과목씩 듣는다 그러면 1인당 60만 원이 훌쩍 넘는 건데, 선행 강도에 따라서 상품들이 지금은 쪼개져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월 300이 우습게 사용되는 상황들이 발생하는 거죠. 8개 9개 10개씩 막 듣게 되는 거니까…."

[앵커]
조사 방식에는 문제가 없었습니까?

[기자]
전국 3000개 학급의 학부모 7만4000명이 조사대상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사교육 참여율이 78.3% 입니다. 다시 말해 나머지 21.7%는 사교육을 아예 안 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대입을 준비하지 않는 학생들인데, 다 같이 넣고 평균을 내다보니 금액이 확 낮아진 겁니다.

[앵커]
이런 걸 평균값의 함정 이라고 하지요. 사교육을 시키는 집만 따지면 수치가 달라지겠군요.

[기자]
사교육을 받는 학생만 놓고 계산해봤더니, 1인당 한 달 52만 원 정도 였습니다. 41만 원보다는 올라간 수치지만 여전히 학부모들이 느끼는 것보다는 낮습니다. 사교육비 지출은 아무래도 소득이나 학년에 따라 격차가 큰 탓입니다.

[앵커]
그럼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구만 추리면요?

[기자]
네, 그래서 이번에는 소득 상위 20%인 가구 중, 학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집만 따졌더니 1인당 학원비가 월 114만 원 이었습니다. 41만 원에서 순식간에 3배 가까이로 올라갔습니다.

[앵커]
이렇게 하니까 좀 체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정부가 좀 정교하게 발표를 했으면 더 좋았겠네요.

[기자]
네, 이밖에 지역별로도 편차가 상당히 크고요. 시기적으로는, 지난해 6월과 10월 두 차례 조사가 진행되면서 학년이 바뀌기 전 학원비 지출이 많은 겨울이 빠졌습니다. 또 어학연수비나 영어유치원 같은 유아 대상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은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교육부와 통계청 관계자는 "시스템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현실을 반영하도록 고민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사교육을 두고 공포 마케팅이니 불안 마케팅이니 하는 말들이 많은데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지 않게 해 주는 건 교육당국의 몫이겠죠.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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