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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경기 '상저하저'?…L자형 장기 저성장 현실화 하나

등록 2023.09.09 19:34 / 수정 2023.09.0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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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 부채가 급증하고 있는데, 경제의 버팀목이 돼줘야 할 수출과 투자, 소비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연초만 해도 '상저하고' 그러니까 상반기엔 경기가 어려워도 하반기엔 나아질 거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는데, 가능할지 경제부 김예나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3/4분기를 거의 다 지나고 있는 지금의 경제 상황부터 짚어보죠.

[기자]
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 하반기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 왔는데요. 예상과 달리 경기가 더디게 회복되고 있어,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먼저 생산부터 보시면요. 매출과 생산량 지표인 '산업생산'이 5월부터 되살아나는가 싶다가, 석 달만에 다시 고꾸라졌습니다. 반도체 생산도 2.3% 줄었는데요, 글로벌 반도체 불황이 올해까지 장기화되면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앵커]
생산이 줄었다면 소비나 투자라도 성적을 끌어올려줘야 할텐데, 저만해도 지갑 열기가 여전히 쉽지는 않거든요?

[기자]
네, 소비 지표는 한달 만에 3.2% 줄어서 3년 만에 가장 크게 내렸고요. 품목도 옷(-3.6%)이나 식료품(-2.1%), 자동차(-5.1%)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줄었습니다. 설상가상 소비자물가도 지난달부터 상승폭을 다시 키우고 있고, 유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고 나면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다 보니 소비는 더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성적도 비슷하게 부진했습니다. 설비투자는 8.9% 줄었는데 유럽발 재정 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3월 이후 최대 감소폭입니다. 다만 정부는 이런 '트리플 침체'에 역대급 폭우가 악재로 작용했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바로 전달 끝난 탓에 '일시적 요인' 영향이 컸다고 봤습니다.

[앵커]
일시적 요인이 있다지만, 하반기 경제 회복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데, 내년엔 반등하겠습니까?

[기자]
내년에도 경기 둔화 터널을 빠르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큽니다. 통상 성장률 2%를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부르는데, 글로벌 투자은행 8곳 중 5곳이 내년 성장률을 1%대로 예상했습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내년 성장률을 0.1%포인트 더 낮춰 2.2%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계속 전망 수치가 낮아지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먼저 무역 부진 장기화 우려가 큽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휘청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KDI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정규철 / KDI 경제전망실장
"중국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많이 쓰고 있는데 그것이 크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저희가 (성장률) 1.5%를 전망했습니다만 그것보다 큰 폭으로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도 업계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미 국내 업체들이 비상이 걸렸는데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경우 그 여파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0개월 만에 9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도 복병인데요, 곧 100달러를 돌파할 거란 전망까지 나와서, 에너지 90%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선 무역수지 악화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이러다 우리 경제가 장기침체에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기자]
민간에선 수출이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경기 반등 없이 장기 침체로 흘러가는 'L자형 침체'에 접어들 거란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가 안정화와 함께 수출 다변화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단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앵커]
추석을 앞두고 과일을 사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물가가 올랐던데, 빚도 늘고 걱정입니다. 정부 당국이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을 삼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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