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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따져보니] 모로코 지진, 튀르키예 때와 다르다…"한국도 안심 못 해"

등록 2023.09.11 21:22 / 수정 2023.09.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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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로코 지진은 불과 일곱달 전에 일어났던 튀르키예 강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어떤지, 그리고 지진 안전지대로 평가됐던 모로코에서 그것도 120년 만에 왜 이런 큰 지진이 발생한 건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이번 피해 지역은 원래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던 곳 이라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세계 대륙판을 보면,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가 가장 강력한 지진 위험지역 입니다. 동일본 대지진은 바로 판과 판이 만나는 경계였습니다. 불의 고리는 아니지만 튀르키예와 시리아도 여러 대륙판이 모이는 곳이었는데요. 모로코가 판의 경계와 비교적 가깝긴 하지만 이번 지진발생 지역은 지중해와 거리가 먼 내륙 서쪽 이었습니다.

[앵커]
그럼 튀르키예 지진과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튀르키예 때는 4개의 판이 만나는 지점에서 충돌이 일어나며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는데요. 모로코와 가까운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은 판의 이동 속도가 1년에 5mm 정도로 매우 느립니다. 에너지가 100이 돼야 지진이 발생한다면 1씩 1씩 쌓이고 쌓여 마침내 폭발한 셈입니다.

[앵커]
그런데 왜 하필 거기서 발생한 건가요?

[기자]
주변 산맥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틀라스 산맥은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이 서로 미는 힘으로 형성됐는데요. 산맥이 만들어지면서 그 안에 수많은 균열이 생겼고 주변부에 크고 작은 단층이 많이 생겼습니다. 지질학적으로 딱딱한 암반 지역이지만 언제든 힘만 받으면 쪼개지기 쉬운 상태였던 겁니다.

김영희 /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이번 같은 경우에는 판 경계하고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거대한 아틀라스 산맥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보아서는 그 지역 모두 응력장이 잘 형성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있는 지역이라고는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산맥지형이라면 우리나라도 비슷한 조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진 발생 지역은 판의 경계에서 약 500km 떨어져 있는데요.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도 일본 열도와 태평양판 경계에서 멀지 않습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경주와 포항에 잇따라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도 숨은 단층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홍태경 /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표에는 단층이 없는데 지진이 나는 곳들이 있단 말이죠. 이런 것들은 지하에 숨은 단층들이에요, 모로코처럼.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거거든요. 경주 지진이나 포항 지진 같은 것들도 지하에 숨은 단층에서 발생을 한 거예요."

[앵커]
모로코도 방심했다가 피해가 더 컸다고요?

[기자]
네, 주로 농촌 지역이었고 무너진 가옥은 대부분 흙으로 지어졌습니다. 모로코 정부가 2011년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앞서 튀르키예 역시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도 부실 시공을 눈감아줬다가 피해가 컸습니다.

[앵커]
내진 설계, 우리는 어떻습니까?

[기자]
2000년대 들어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해왔습니다. 2017년부터는 2층 이상 연면적 200제곱미터 이상 건물은 모두 의무 대상인데요. 문제는 소급 적용이 안 된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철근도 빼먹는 마당에 내진 설계와 시공은 제대로 됐겠느냐는 불안감도 나옵니다.

[앵커]
이번 지진을 안타까워 하지만 말고 우리는 얼마나 대비가 되어 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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