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이 평양을 떠난게 그제 밤으로 알려졌으니까 벌써 이틀이 지났습니다. 오늘 국경을 지나 북으로, 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구체적인 회담 장소나 일시는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궁금한게 많지요. 정치부 이채림 기자에게 좀 더 자세히 물어봐 드리겠습니다. 이 기자, 아직도 김정은이 탄 전용열차의 최종 목적지는 모르는 거죠?
[기자]
네. 오늘만해도 블라디보스토크다, 하바롭스크다, 여러 관측들이 쏟아졌는데요.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목적지는 러시아 아무르주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스토치니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서쪽으로 150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러시아의 최첨단 우주기지입니다. 앞서 보셨듯이 푸틴 대통령도 이곳에 갈 것이라고 했는데, 이르면 내일 오후쯤 두 정상이 이 곳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 영토로까지 들어갔는데 이렇게까지 비밀을 유지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네. 맞습니다. 보안 문제가 가장 큰 이유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신변 안전을 위해 외국 방문시 비행기도 잘 이용하지 않죠. 여기에 더해 사전에 김정은의 동선과 방문지, 일정을 모두 공개한 미국의 정보력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했을 가능성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고요. 전용열차는 빨라야 시속 60km로 이동할 수 있어 동선 노출이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앵커]
관련 보도들을 보면 이번 방문의 목적이 군사적 측면에 있다 이런 분석들을 하는데 우주기지로까지 가는건 예상을 못햇던 거지요?
[기자]
맞습니다. 우선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큰 보스토치니는 극동 지역 최대 우주 기지입니다. 우리나라 나로 기지와 비교하면 규모가 100배 이상 큰 곳입니다. 잇따라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10월 재발사를 앞두고 우주기지를 직접 보고 필요한 관련 기술을 전수 받을 기회로 활용하려는 걸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하바롭스크 역시 첨단 전투기와 잠수함 생산기지가 있는 곳인데, 2002년 김정일도 이곳을 방문해 공장을 시찰한 적이 있습니다. 김정은은 푸틴 대통령과 우주기지와 함께 해군과 공군의 핵심 시설까지 둘러볼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방문의 목적이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러시아 외교차관은 "한국이 원한다면 김 위원장의 방문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어요. 이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까?
[기자]
우리나라에 실제로 북러회담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입니다. 최근 윤 대통령이 러시아를 향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걸 의식한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은 물론 강력한 제재를 경고한 미국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면서 정상적인 외교행위란 걸 강조하기 위한 외교적 수사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정상회담은 내일 오후나 모레 쯤 열릴 것 같다는 거지요. 잘 지켜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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