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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삐삐 조작' 발각 위기 몰리자 터뜨려"

등록 2024.09.18 17:23

레바논 무선호출기(삐삐) 동시 폭발 사건의 공격 시점을 17일(현지시간)로 잡은 것은 이스라엘이 작전 발각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세 명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원래 현시점에서 무선호출기를 폭발하도록 할 계획은 아니었다며 경위를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당초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전면전의 시작을 알리는 기습용으로 무선호출기 공격을 사용할 계획이었다.

헤즈볼라는 지난 2월 이스라엘의 위치 추적과 표적 공격을 우려해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많은 대원들이 호출기와 유선전화를 찾자 이스라엘은 이를 역이용해 헤즈볼라가 수입한 무선호출기에 소량의 폭발물과 원격 기폭장치 등을 심어두었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에서 헤즈볼라가 관련 작전을 눈치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런 내용은 중동 매체 '알모니터'가 처음 보도했다.

알모니터는 헤즈볼라 대원 두 명이 최근 며칠간 무선호출기에 대한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은 16일 이 작전의 훼손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고, 발각될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당장 작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 미국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공격 시점과 관련해 "써먹지 않으면 잃게 되는 순간이었다"라는 해명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또 이스라엘이 작전 착수 사실을 알렸지만, 미국은 이를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고 짚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공격 돌입 몇 분 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 전화를 걸어 곧 레바논에서 작전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갈란트 장관은 구체적인 작전 내용은 알리지 않았고, 미국도 이를 심각한 통보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작전에 대해 알지 못했고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이후 지속돼온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공방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18일 오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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