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트 대통령 당선인 /사진=조선중앙통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지 일주일이 지난 13일까지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까지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해 북한 주민들도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에도 트럼프 당선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1기 재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대면한 만큼 북한이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침묵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2008과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선 당시 나흘 뒤 노동신문에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2016년 트럼프의 첫 당선 때는 11일이 지난 뒤에야 대남 비난 기사에 끼워 넣어 간접 보도한 바 있다.
또한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때는 약 두 달 넘게 침묵하다가 그가 공식 취임한 이후인 이듬해 1월 23일에야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처음 보도했다. 당시에는 트럼프가 결과에 불복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북한의 길어지는 침묵은 미국 새 행정부가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는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이 '대북 매파'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도 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초대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 의원은 과거 김 위원장을 겨냥해 "수십 개의 핵무기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이곳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을 가진 미치광이가 북한에 있다"고 비난했던 대북 강경파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낙점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 역시 지난 6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하는 중국, 러시아 에너지 기업에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를 제안하는 등 충실한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이들의 입에서 김 위원장이나 북한을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면 북한은 이를 빌미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강하게 비난하는 것으로 첫 반응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