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군 장성들을 평가해 해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퇴역 장군 등으로 구성된 전사위원회(warrior board)를 마련해 중장·대장급 장군들을 평가하게 하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위원회는 리더십 부족 등의 평가를 받은 장군에 대해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 있으며 지목된 장군은 30일 이내에 현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평가 항목으로는 리더십 역량과 전략적 준비태세 등이 제시돼 있지만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구체적 역할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현재 인수위가 초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보고될 전망이다.
이 행정명령이 승인되면 리더십 자질이 부족하다고 평가된 장성들을 신속하게 쳐낼 수 있으며, 군 지도부에도 경고 효과를 주게 된다고 WSJ은 지적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는 장성을 해임할 권한이 있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6·25 전쟁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더글러스 맥아더 극동사령관 겸 유엔군 총사령관을, 2010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략에 반기를 든 스탠리 매크리스털 중부사령관을 해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군내 다양성 확대를 추진하는 장성들을 '워크(woke) 장군'이라 부르며, 해임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깨어있다는 뜻의 '워크'는 진보적 의제에 공감하는 인사들을 비판하는 표현이다.
WSJ은 잠정적 주요 타깃으로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거론했다.
흑인인 브라운 합참의장은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이 촉발한 인종차별 철폐시위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 등에 대해 공개 발언을 했었다.
에릭 카펜터 플로리다국제대 법대 교수는 "'예스맨'이 되지 않겠다는 이들을 쫓아낼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완전히 임의적 기준에 따른 시스템을 만든다면 원하는 누구든 자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