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소식이 바로 조합 비리죠. 특히 조합장 선출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을 없애기 위해 실시간 방송과 같은 새로운 시도에 나선 지자체가 있다고 합니다.
서영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스튜디오. 재개발 조합장 후보 2명이 방송 준비에 한창입니다.
잠시 뒤 진행자가 시작을 알리고, "조합장 후보 합동 연설회, 유튜브 생중계 방송을 시작합니다."
후보자들은 저마다 준비한 공약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합니다.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부정선거나 로비, 금품 수수 등 각종 비리 문제로 얼룩져 왔는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던 짬짜미 조합장 선거를 실시간 방송으로 풀어낸 겁니다.
안병석 / 서울 중구 도심정비과장
"(중림동은) 외부 거주민이 많고 생업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후보자들의 연설이나 이런 것들을 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거관리위원에 변호사와 건축사, 법무사 등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조합원 당사자의 휴대폰으로 원하는 조합장을 찍을 수 있는 전자투표를 도입해 선거 투명성을 높였습니다.
조합원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A 씨 / 조합원
"그래도 해놓으면 훨씬 낫죠. (사업 방향 등) 돌아가는 부분에 관해서 설명했잖아요."
B 씨 / 조합원
"지역 재개발은 주민을 위한 거잖아요. (유튜브 방송으로) 그러다 보면 투기 바람도 불 수 있고…."
전문가들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선 지자체가 개입하는 데 그쳐선 안된다고 지적합니다.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민간업계에서 자체적인 자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결과를 지금으로써는 쉽게 확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구청은 향후 조합설립에 앞서 주민대표나 협의체 구성 단계에서도 투명성 확보를 위한 라이브 방송 등을 확대 적용할 방침입니다.
TV조선 서영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