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6시간 천하'로 끝난 계엄 미스터리

등록 2024.12.04 21:30

수정 2024.12.05 02:49

[앵커]
어제 비상계엄 선포에서 해제까지 걸린 시간은 6시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역대 계엄 가운데 하루를 넘기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정치부 최우정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최 기자, 어제 국회 안으로 무장 군인들이 들어가면서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생기는 것 아닌지 걱정하셨던 분들이 많으셨는데, 큰 부상자가 나오지 않은 게 참 다행입니다.

[기자]
총을 찬 군인들과 이들의 국회 진입을 막으려는 보좌진들 사이의 몸싸움이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언론을 통해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결정적인 변곡점이 된 게 국회가 계엄해제요구안을 의결한 이후, 군의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앵커]
무장 군인들이 국회 가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철수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국회 가결은 됐지만 대통령의 해제 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실제로 계엄이 해제된 건지 아닌지를 놓고 혼란이 좀 있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계엄군이 별다른 저항없이 철수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정상화됐습니다. 계엄사령관 명의의 포고령 역시 1호가 나온 뒤 2호, 3호가 추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대응 역시 비슷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계엄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에 비해서 군·경에 대한 장악력이 부족했던 것 같단 평가가 그래서 나오는 거죠? 왜 그랬다고 봐야할까요?

[기자]
계엄 자체가 정치적 리스크가 큰 만큼 보안에 신경쓰느라 사전 장악이 부족했던 것 아니냔 분석이 있고요.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의식이 높아진 상황에서 군장병과 경찰 인력들이 지시를 받았다고 해서 시민들을 통제하는 계엄작전 수행에 부담을 느낀 거란 해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국회에 진입하던 계엄군들 가운데 일부는 촬영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장면들이 적지 않게 보였고요. 일부 장병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앵커]
어제가 화요일이었는데, 날짜 선택을 두고도 여러 말들이 나오더라고요?

[기자]
네 어제 보셨다시피 계엄이 선포된 이후 가장 먼저 진행된 작전이 계엄해제요구안을 통과시키려는 국회 진입이었습니다. 그런데 여야 의원들이 국회로 모이는데까진 두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루 뒤인 오늘 당초 감사원장 등의 탄핵을 위한 본회의가 잡혀있었기 때문에 지방이나 출장 일정 등이 비교적 적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계엄을 추진하는 쪽의 입장에서 본다면 결과적으로 날짜를 잘못 선택한 거란 얘기도 나오는데, 지역구 의원들이 대거 지역으로 내려가는 금요일 밤이었다면 달랐을 거란 겁니다. 이같은 일련의 오판들이 겹치면서 45년 만에 선포된 계엄 상황은 6시간 만에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앵커]
어쨌든 곧바로 일상을 되찾게 된 건 참 다행인데,, 대통령의 선택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은 이제부터 시작이 아닐까 싶네요.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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