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등학교 동창인데 잡지 좀 사달라"며 100억 원대 보이스피싱을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비정규직인 자녀를 도와달라고 온정에 하소연했는데 어르신 8만 5천분이 기억에도 없는 동창을 기꺼이 도왔습니다.
김승돈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에 적발된 보이스피싱 콜센터입니다. 한쪽에는 잡지가 수북이 쌓여있고 여직원들이 쉴 새 없이 전화를 돌립니다.
콜센터 직원
"**씨 맞나요? 나 **국민학교 졸업한 **이. 잘 지내지?"
기억도 잘 안 나는 수십년 전 초등학교 동창인 것처럼 속이고 갑자기 전화를 걸어 잡지와 블랙박스 등을 판매하는 겁니다.
50살 김모씨 일당은 "자녀가 취직했는데, 판매 실적이 있어야 정규직이 되니 제발 도와 달라"며 주로 중년 남성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잡지 구독료는 시중보다 30%, 블랙박스는 4배 이상 비쌌지만, 비슷한 처지를 딱하게 여긴 피해자들은 너도 나도 속아넘어갔습니다.
피해자
"동창이고 하니까 큰돈도 아니니까 그렇게 해라 하나 신청해줄게. 주변 동창들 이름 말하니까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었어요."
김씨 일당이 2007년부터 이렇게 벌어들인 금액은 111억원. 피해자는 8만1천명이 넘습니다.
이들은 인터넷 동창 카페나 학교 행정실 등을 통해 졸업생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김현수 / 분당경찰서 지능팀장
"780개(학교) 정도 명부를 발췌했고요. 동창생 명부에는 성명,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실려 있었습니다."
경찰은 김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콜센터 직원 45살 조모씨 등 49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tv조선 김승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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