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운호 전 네이처 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외제차 레인지로버를 받은 김수천 부장판사. 김 판사는 1억5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은 후에도 자동차 보험료와 세금까지 정 전 대표에게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판사는 현직 부장판사로서는 처음으로 뇌물혐의로 기소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김태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수천 부장판사와 정운호 전 네이쳐리퍼블릭 대표의 은밀한 거래가 시작된 건 2014년부터입니다.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가 낸 100억원대 입찰금 반환 소송이 잘 되도록 청탁해 주는 대가로 1000만원짜리 수표 한 장을 받았습니다.
지난해엔 자신이 맡은 3건의 '위조 화장품' 사건 관련 청탁을 받고 1억6000만원을 더 챙겼습니다. 중고차를 거래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등 수법도 치밀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의 레인지로버를 산다며 5000만원을 송금했지만, 며칠 뒤 1억 5000만원의 현금을 되돌려 받았습니다. 차량을 챙기는 것은 물론 보험료와 세금까지 대신 내도록 했습니다.
또 정 전 대표의 원정도박 사건 재판부에 선처를 청탁하는 명목으로 현금 1500만원도 받았습니다. 모두 1억 8000여만원에 이릅니다.
김 부장판사는 다른 재판부에 청탁하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신이 담당한 재판을 잘 봐주는 대가는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형량이 더 높은 뇌물죄 적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를 뇌물과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현직 부장판사가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건 처음입니다.
TV조선 김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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