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판 포커스] 치밀한 암살 분업, 사건의 재구성

등록 2017.02.20 20:03 / 수정 2017.02.20 20:04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김정남 암살은 최소 10명이 철저히 역할분담을 하고, 계획적으로 공모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지 경찰 수사 내용과 CCTV 영상을 바탕으로 TV조선 컴퓨터 그래픽팀이 사건 현장과 용의자들의 역할을 분석해봤습니다. 판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공항에 들어선 김정남이 비행편을 확인하고, 셀프 체크인 카운터로 갑니다. 이 때 여성 두 명이 김정남을 에워쌉니다. 범행은 순식간, 한 명이 김정남 얼굴을 잡고, 다른 한 명이 독극물로 공격을 합니다.

노르 라싯 이브라힘 /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청장
"우리도 궁금합니다. 수건이나 스프레이를 썼는지 부검결과서가 나와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50미터쯤 떨어진 식당. 범행 현장이 아주 잘 보이는 곳입니다. 북한 남성 4명은 2시간쯤 전부터 이곳에서 기다렸습니다. 일당 중 리지현은 식당에서 나와 범행 현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봅니다. 여성에게 독극물을 전달하고, 공격 실패 시, 2차 공격을 대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식당에 앉아서 현장을 보던 세 사람. 30대인 홍송학은 두 동남아 여성을 섭외하고, 범행 연습을 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입니다. 홍송학 역시 2차 암살에 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철환 / 북한전략센터 대표
"만에 하나 정예공작원이 직접 나와서 테러를 했다고 하면 이게 증거가 돼서 문제가 되면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될 수 있습니다"

리재남은 용의자 중 최연장자입니다. 현장을 지휘하고 감독하는 총책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모두 범행 2주 전쯤 말레이시아에 왔다가, 범행 직후 출국했습니다.

유일하게 체포된 리정철은 독극물 제조 혹운 조달을 담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취업하고 거주하면서, 현지 동향을 파악한 이른바 고정 간첩으로 추정됩니다.

강명도 /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
"해외에서 나오는 정보를 입수하고 북한에서 나오는 특수요원들의 임무를 도와주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장기체류자들입니다"

여성 2명과 리지현은 범행 직후 화장실에 들러 손을 씻은 뒤 각자 도망갑니다. 식당에 있던 남성 3명도 화장실에서 옷 갈아 입고 도주합니다. 김정남은 항공사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안내를 받아 의무실로 가지만, 불귀의 객이 되고 맙니다.

현장에 있었던 암살조 6명 외에도, 몇 명의 공범이 더 있습니다. 55세 오종길, 북한 남성 중 마지막으로 지난 7일 말레이시아에 들어왔습니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다음날이기도 합니다.

평양에서 암살 기획을 총괄하다가, 범행 직전 현지에 급파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외에 서른살 리지우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2명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현지 경찰이 추적하고 있습니다.

체포된 말레이시아 남성은 암살을 실행한 인도네시아 여성의 남자친구인데, 운전을 맡은 단순 가담자로 추정됩니다. 제3국인과 현지 거주 북한 공작원만 도마뱀 꼬리 자르듯 남겨져 체포됐습니다.

암살을 기획하고 주도한 핵심 인물들이 평양으로 돌아갔다면, 이들을 붙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