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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추적취재] 애물단지 '음식물쓰레기 집하장'…2조 원 들이고도 가동률 10%

등록 2018.02.26 21:33 / 수정 2018.02.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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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쓰레기를 한 곳에 모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쓰레기 집하 시설이 2010년부터 일부 신도시를 중심으로 도입됐습니다. 현재 전국에 여든세곳 60여 만 가구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상태인데요, 정작 제대로 사용 중인 건 10% 남짓입니다. 뭐가 문제인지, 먼저 김태훈 기자의 리포트 보고, 심층 분석해보겠습니다.

[리포트]
1300 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과천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입니다. 15개 동 가운데 한 개 동 지하에 음식물쓰레기 집하장을 짓고 있습니다. 단지 내 음식물쓰레기를 한 데 모아 보관했다가 쓰레기 차가 수거해 가는 겁니다. 악취와 소음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분양 계약 전 사전 고지가 없었다며 해당 동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해당 동 입주 예정자
"다른 건설사는 똑같은 시설에 대해서 공고문 상에 고지가 명확하게 돼 있거든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 안내나 고지."

집하장이 설치되는 아파트 동에 조합원은 한 집도 없어 일반 분양 주민에게 고의로 떠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김세진 / 입주 예정자
"이곳 말고도 재건축 단지가 앞으로 3~4단지 남았는데 안전하게 거기를 하지 누가 이걸 알고 여기다..." 

파주시에 있는 이 아파트는 분양한 지 8년이 됐지만 처음 지을 때 만든 쓰레기 집하시설은 2년 쓰고 버려졌습니다. 16억 원을 들여 설치한 쓰레기 집하장엔 이렇게 먼지만 쌓인 채 방치돼 있습니다.

주민들은 대신 구식 방식인 이 수거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2년 동안 490여 차례 고장이 난 데다 보증 기간 후엔 수리비가 한 달에 천 만 원씩 들었기 때문입니다.

김문규 / 입주자 대표
"투입함이 열리지 않아서 대기를 한다든가 어쩔 수 없으면 그 자리에 놓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주민 투표 결과 91.5%가 구식 종량제 방식을 원했지만 파주시는 시 규정상 어쩔 수 없다며 묵살했습니다.

시청 관계자
"원래 처음 입주 취지가 신도시기 때문에 자동집하 시스템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해서 들어온 상태 거든요."

전국 신도시에서 야심차게 도입한 '쓰레기 자동 집하 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앵커]
취재기자와 좀 더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이 시설을 도입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일단 지자체 등은 환경 친화적이라는 점 강조합니다. 하지만 투입구는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나눠져 있어도 땅 밑에 묻힌 관은 하나입니다. 결국 모이는 곳에선 섞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일부 시민들은 이 시설의 관리 실태를 확인해 달라며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넣은 상태입니다.

[앵커]
비용 부담도 상당할텐데요.

[기자]
네. 지금 보시는 이 우체통 같이 생긴 쓰레기함 설치비용만 6천만 원에서 1억 원 가량 합니다. 설치 지구로 지정된 곳에선 이걸 설치하지 않을 경우 준공 허가를 안내주니 모두 시민들의 부담입니다. 땅 밑에 묻힌 관도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부분은 각 아파트가 정비 의무를 맡습니다. 현재까지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 장비를 설치하느라 주민들이 부담한 돈은 전국적으로 2조 원 가량이지만, 실제 가동률은 10% 이하라는게 전문가들의 추산입니다. 

[앵커]
뭔가 대책이 시급해 보이네요.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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