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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신동욱 앵커의 시선] 예보의 심리학

등록 2018.08.3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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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
"소가 날아다녀요"

소가 문제가 아닙니다. 대형 트레일러가 하늘로 치솟고 집이 과자처럼 바스러집니다. 영화 속의 장면이지만 미국에선 현실 세계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영화 '트위스터'는 목숨을 걸고 토네이도 돌풍을 쫓아다니는 미국 기상학자들 얘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정확하기로 유명한 미 국립기상대도 토네이도는 20% 밖에 맞추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목숨을 건 기상학자들의 헌신이 있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실제로 5년 전엔 연구팀 세 명이 토네이도를 쫒아가다 숨지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인기 기상캐스터 김동완 통보관은 "예보관이 비 맞고 다닌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늘 가방에 우산을 넣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에게 조차 예보는 그만큼 어렵고 두려운 일이라는 뜻일 겁니다.

우리 기상청이 기상 오보청이란 오명을 들은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지난 태풍 솔릭 때는 온 나라를 긴장시키긴 했어도 태풍이 비껴간 덕분에 뒷말이 적었습니다. 만약 반대 경우였다면 어땠을까요? 그래서 되도록 나쁘게, 비관적으로 예보하려는 경향을 가리켜 '예보 심리학’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호우는 그나마 '심리학적 예보'도 못해 피해가 더 큽니다. 우리 기상청도 곤혹스러울 겁니다. 국지성 호우는 비구름이 느닷없이 생기고 워낙 빨리 움직여서 내다보기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하지만 엊그제 기상청 예보국장이 언론사에 보낸 문자는 당혹스럽습니다. 이번 호우가 '입이 딱 벌어지도록 상상하지 못한 현상'이랍니다.

토네이도로 뛰어드는 미국 기상학자들의 결연한 의지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이 터질때마다 변명으로만 일관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8월 31일 앵커의 시선은 '예보의 심리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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