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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동욱 앵커의 시선] 미세먼지의 핀란드화?

등록 2019.02.07 21:45 / 수정 2019.02.0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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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삼겹살을 오래 부드럽게 졸여낸 동파육입니다. 이 요리를 고안한 송나라 시인이자 미식가 소동파의 호에서 이름을 땄지요. 중국집에서 고기 육(肉)자 붙은 메뉴는 동파육 탕수육 오향장육처럼 모두 돼지고기 요리입니다. 쇠고기, 양고기는 따로 우육, 양육이라고 표시하지요.

중국인들이 그만큼 돼지고기를 좋아한다는 얘기입니다. 중국은 세계 돼지의 절반을 먹어 치웁니다. 6억마리를 키우고도 모자라 한 해 160만톤을 수입합니다.

그런데 미중 무역전쟁에 돼지열병까지 겹쳐 세계시장에 돼지파동이 일어날 조짐이라고 합니다. 중국인이 입맛을 들이면 와인부터 치즈, 버터, 생선까지 국제시세가 폭등하고 우리 식탁 물가도 덩달아 뛰곤 합니다.

그렇게 중국 곁에 사는 죄로 당하는 일 중에 가장 끔찍한 재앙이 미세먼지입니다. 지난달 닷새 동안 이어졌던 사상 최악 미세먼지의 75%가 중국에서 발생했거나 중국을 거쳐 들어왔다는 국립 환경과학원 분석이 나왔습니다. 마지막 날엔 82%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만 사실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은 소식입니다.

이미 2007년 한 해에만 중국발 초미세먼지 때문에 한국과 일본에서 3만명이 일찍 목숨을 잃었다는 연구결과가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에 실렸습니다.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참여한 구였습니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은 연이어 "우리 미세먼지는 개선됐는데 한국 공기는 변함이 없다"며 한국 탓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대응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환경부 장관 한 마디가 거의 전부입니다.

큰 나라 곁에 살면서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눈치를 살피는 현상을 '핀란드화'라고 합니다만 국민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문제마저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얼마 전 환경부가 업무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은 뒤 장관은 "미세먼지 담당 국장에게 자리를 걸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담당 국장의 자리가 아니라 장관의 자리를 걸어도 부족할 판인데, 주무 장관의 각오가 어떤 수준인지 엿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2월 7일 앵커의 시선은 '미세먼지의 핀란드화?'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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