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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커스] 그때와 2020년 지금…'검란의 추억'

등록 2020.10.31 19:09 / 수정 2020.10.3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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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함" 검사들이 임관식 때 하는 '검사 선서'의 한 대목입니다. 검찰 역사 72년을 거치면서 정권이나 상관의 부당한 지시에 때로는 직을 걸거나 연판장을 돌리며 저항했던 검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물론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죠. 어찌보면 검찰은 집권세력과 야합과 갈등을 반복하며 오늘의 불완전한 모습으로 남게 됐고, 그래서 개혁의 대상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추미애 장관의 압박에 집단반발 하고 있는데, 과거 검란과 이번 사태는 어떻게 달랐는지, 오늘의 포커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검찰과 정권이 갈등을 빚은 상징적인 장면은 노무현 정권 시절 '검사와의 대화'였죠.

대통령에게 검찰의 중립성을 따져묻는 평검사에 대통령은 노골적인 불쾌감을 보였습니다.

김영종 검사
"대통령 취임 전에 부산동부지청장에 청탁전화 한 적 있어. 그건 뇌물사건 관련해 잘 처리해달라는거였는데, 그것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노무현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노 대통령은 판사 출신으로 검찰총장보다 기수가 어린 강금실 장관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서열을 파괴한 검찰 인사도 단행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사발통문'을 돌리며 조직적으로 반발했죠.

이때 생겨난 말이 바로 '검란'이었습니다.

강금실 장관은 "내 목을 치라"는 송광수 검찰총장을 설득하기 위해 폭탄주를 나눠 마시고 팔짱까지 끼었지만, 대검 중부수 폐지를 두고 임기 내내 갈등을 겪었죠.

노무현 정부 때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퇴도 검란의 대표 장면 중 하나입니다.

2005년 10월 천정배 당시 법무장관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정구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하자 평검사들이 연판장을 돌리면서 총장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김 총장도 결국 사표로 맞섰습니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이낙연 원내대표는 "법무장관이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했다"면서 책임을 요구하기도 했죠.

이명박 정부 시절도 검찰 개혁을 놓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김준규 총장 시절엔 경찰에 수사권을 주는 방안에 반대하며 대검 간부 전원이 사표를 던졌었고, 한상대 총장은 정부의 중수부 폐지안을 수용하려다 검찰 간부들의 반발로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한상대
"제가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결국 막판에 조직을 추스르지 못해서 국민께. 나라에 누를 끼침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15년 전 천정배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사표를 던진 김종빈 전 총장은 "천 전 장관과 매일 얼굴을 맞대고 때로는 와인잔을 부딪치며 토론하고 상대 의견을 경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추미애 법무부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검사들을 대거 좌천시켰고, 입증되지 않은 주장만으로 검사들을 감찰하면서 검사들의 집단반발을 불러왔죠.

상대의 의견을 경청했던 과거와 달리 검찰 집단 자체를 적으로 돌리는 듯한 집권세력의 모습에서 '검찰개혁'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건 아닌지..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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