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체

또 '패싱' 당한 윤석열…秋-尹 갈등 재현되나

  • 등록: 2021.02.07 19:10

  • 수정: 2021.02.07 19:15

[앵커]
이번 인사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추미애 시즌2'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패싱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데, 사회부 법조팀 한송원 기자와 좀더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한 기자, 윤 총장이 박범계 장관에게 냈던 인사안은 구체적으로 뭐였습니까? 

[기자]
네, 저희가 취재한 바로는 지난 회동에서 윤 총장은 2~3명정도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먼저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교체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윤 총장 측에서 이 지검장을 고검장으로 승진시키는 안을 제시하는 것도 검토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검에서 윤 총장을 보좌하는 핵심 참모들도 그동안 추미애 라인으로 채워졌었는데, 윤 총장은 그중에서 이종근 형사부장과 신성식 대검반부패부장 등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성윤 지검장 유임을 통보했고, 이종근 부장과 신성식 부장 두 사람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선, 박 장관이 먼저 채널A사건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인사를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인사 결과도 박 장관이 말했던 그대로였습니다.

[앵커]
이성윤 지검장을 교체하지 않은 핵심적인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아무래도 이성윤 지검장이 '채널A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의 처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 전 장관이 헌정 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던 채널A사건에서 중앙지검 수사팀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무혐의'로 추 전 장관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론을 냈는데요, 이 지검장이 결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 장관은 만약 중앙지검장이 교체되면 채널A사건의 처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성윤 지검장이야 현 정부 차원에서도 교체에 부담이 컸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참모인 대검 간부들까지 바꾸지 않은 건 윤 총장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들었을텐데요.

[기자]
네, 윤 총장 측 인사는 "한 마디로 정치적 쇼잉만 하고 추미애 라인 간부들을 다 챙겼다. 이게 인사냐?"고 반문하기도했습니다. 추미애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은 전국 검찰청의 형사부 사건에 관해 모두 보고를 받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채널A사건이나 월성원전 사건을 수사 지휘할 수 있습니다. 심재철 검찰국장도 라임 사건 수사 등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남부지검장을 맡게 됐습니다.

[앵커]
박 장관이 의견을 듣는다고 했는데, 정말 귀로 듣기만했다고 볼 수밖에 없어요. 검찰청법에도 의견을 듣는다고만 돼 있으니까 법 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는 거죠?

[기자]
검찰청법 34조를 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돼 있습니다. 과거에는 총장의 의견대로 인사가 이뤄졌지만, 추미애 장관 이후에는 이 규정이 말 그대로 의견을 듣는 조항으로 의미가 바뀐 겁니다. 추미애 장관은 검찰인사위원회 30분 전에 윤 총장을 오라고 통보했고, 이번에 박 장관도 이틀 전에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앵커]
결국 이번 인사에서도 지난 추 전 장관 때처럼 윤석열 총장은 패싱당한 결과가 됐네요? 대검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박 장관은 윤 총장과 지난주 두 차례 인사 회동을 했고 이례적으로 사진까지 공개했는데요. 하지만 윤 총장 측에서는 결국 보여주기였고, 정치인의 퍼포먼스에 불과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구체적인 인사안을 보내고 협의하겠다는 약속도 어기고 기습 발표한 것만 봐도 앞으로의 상황이 예상이 되는 대목인데요. 다음 중간 간부 인사에서도 윤 총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앵커]
장관이 바뀌어도 법무부와 검찰 간의 갈등은 총장 임기말까지 이어지겠군요. 한송원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