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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성폭력 피해자 "그분 위력 여전히 강해"…눈물의 회견

  • 등록: 2021.03.17 21:02

  • 수정: 2021.03.17 22:04

[앵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언론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촬영과 녹음은 허용하지 않았지만 취재진 앞에선 피해자의 한마디, 한마디는 절절하고 절박했습니다. 박 전시장이 떠난 뒤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일이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지 않아 너무나 괴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시장을 용서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체로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과 울림이 적지 않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이 코 앞에 다가온 시점의 미묘함도 있습니다.

우선, 한지은 기자가 피해 여성의 발언 내용부터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는 기자회견에 앞서 7문장짜리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

송란희 /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피해자 입장문 대독
"그분의 위력은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저를 지속적으로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

검정색 옷을 입고 나타난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박 전 시장에 대한) 용서"였다며, "용서를 위해선 잘못이 뭔지 드러나는게 먼저"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피해자는 "고인의 방어권 포기로 인해 피해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었다며, "우리 사회는 한 명의 존엄한 생명을 잃었고, 자신이 용서할 수 있는 '사실의 인정' 절차를 잃었다"고 했습니다.

피해자는 "이번 사건의 본질이 뭔지 잊혀 가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낀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전임시장의 업적에 박수치는 행동에 무력감을 느끼고,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며 사건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발언에 상처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40분동안 진행된 기자회견 동안 피해자는 때때로 흐느꼈지만, 차분하고 단호한 어조를 유지했습니다.

TV조선 한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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