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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女중사도 극단적 선택…성추행 신고 4일 뒤에야 수사

  • 등록: 2021.08.13 21:02

  • 수정: 2021.08.15 14:42

[앵커]
성추행을 당한 공군 여중사 사망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해군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여중사가 성추행을 당한 뒤 고심 끝에 군 당국에 신고했지만, 2차 가해와 불이익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도 고질적인 군 내부의 사건처리 관행이 극단적인 상황의 원인이 됐는데요.

먼저 구민성 기자가 서른두살 여 중사의 삶을 앗아간 이번 사건의 전말을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해군 여중사 A씨는 서해 도서지역 레이더 부대에 전입온 지 사흘 째인 지난 5월 27일, 직속상관 B상사와 외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B상사는 A중사의 손금을 봐주겠다며 손을 만졌고, 이를 거부하고 식당에서 나오는 A중사에게 어깨 동무를 시도했습니다.

A중사는 곧바로 주임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며 "진급 때문에 외부에 일을 알리지 말고 조용히 해결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주임상사에게 구두 경고를 받은 B상사는 다음 날 A중사를 식당으로 불러 "술을 따라라. 따르지 않으면 3년 간 재수가 없을 것"이라는 악담을 퍼부었다고 유족 측이 전했습니다.

A중사는 아버지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B 상사가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인사를 받지 않는다"며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지난 7일 A중사는 고심끝에 부대장에게 신고했지만, 가해자와의 분리는 이틀 후인 9일에서야 이뤄졌는데, 이마저도 본인이 육지부대로 파견되는 형식이었습니다.

신원식 / 국민의힘 의원
"(유족은) 나라를 위해서 (복무) 하겠다고 가상한 용기 낸 딸을 자랑스러워 하셨는데 날벼락 같다고…."

군 당국의 수사는 신고 나흘뒤인 11일이 돼서야 시작됐고, A중사는 어제 오후 평택 기지 독신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재 군은 피해자 가해자 분리가 즉시 이뤄지지 않은 점과 2차 가해 정황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TV조선 구민성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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