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보고를 지연하고, 그리고 2차 가해에 이르기 까지 지금까지 파악된 이번 사건의 본질은 공군 중사 성폭력 사건과 판박입니다. 더구나 사건이 일어난 부대 지휘관은 사건 발생 이후 두 달이 넘도록 인지 조차 못해 피해자는 가해자와 무려 75일간이나 같은 공간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오늘 포커스는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그 순간에도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군의 성범죄 대응'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성추행 피해를 입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만 공군 중사와 해군 중사.
두 중사는 사건 발생 이후 두 달 넘게 가해자와 계속 한 부대에 있으면서 2차 가해를 당한 것과 파견 조치된지 3-4일만에 숨진 것도 똑같은데 군의 대응까지 판박이입니다.
공군중사 성폭력 사건때도 지연보고하더니
최광혁 / 국방부 검찰단장 (7월 9일)
"더이상 은폐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뒤늦게 보고하였습니다."
이번에도 보고는 사건 발생 즉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피해 중사는 당일 평소 친분이 있던 주임상사에게 알렸지만 주임상사는 즉각 부대 지휘관에게 보고하지 않았습니다.당시는 공군중사 사건으로 군 전체가 초 비상상태였는데 말이죠.
해군은 "본인이 신고를 원치 않아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최광혁 / 국방부 검찰단장 (7월 9일)
"가해자의 실질적인 분리조치가 실시되지 않은 점을"
공군 중사때와 비슷하게 이번 피해 중사도 성추행 이후 두달 넘게 가해자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했죠. 해당 부대는 규모가 작은 섬 부대.
가해자와의 물리적 분리는 즉시 필요했지만 해군은 몰라서 조치를 할 수 없었다는 말 만 되풀이합니다.
결국 피해 중사가 육상부대로 파견 조치된 건 부대장 면담 이틀이 지난 뒤였습니다.
두 달 넘게 가해자와 한곳에서 근무하는 동안 2차 가해가 계속된 의혹도 있죠.
피해 중사는 부모에게 가해자가 자꾸 업무를 배제하고 술을 따르라고 시킨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태경 / 국민의힘
"일을 해야 하는데 자꾸 배제한다, 그래서 이 여중사가 참다참다 못해 상급 부대에 직접 신고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해군은 부대장 면담 내용조차 수사 중이라며 공개하지 않으면서 은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죠.
유족이 전한 말은 "우리 아이가 마지막 피해자로 남을 수 있도록 재발방지를 부탁드린다"는 것.
군의 재발방지 약속은 이번에도 말뿐으로 끝나지는 않을지...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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