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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이재명, 패배 당일 비대위 인선 관여…'47.8% 지지' 독일까 득일까

  • 등록: 2022.03.14 17:15

  • 수정: 2022.03.14 18:3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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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후보가 지난 10일 민주당 일부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이낙연 비대위원장 임명 반대 뜻을 내비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민주당 복수 관계자는 TV조선에 "이 전 후보가 특정 계파로 분류되는 복수 의원들에게 연락해 이 전 총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전 최고위원들은 대선 직후 이 전 총리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주장했고,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송영길 대표에게 이런 뜻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류에 이 전 후보가 선대위 해단식 직전 반대 취지의 의견을 복수의 의원들에게 전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박빙 승부가 끝나자마자 비대위 구성에 후보가 직접 의견을 낸 것이다.

이후 벌어진 의원총회에선 이 전 후보측 의원들이 친문 윤호중 의원의 비대위원장 인선에도 반대 목소리를 내며 힘을 보탰다. 최측근 정성호·김용민 의원 등은 SNS를 통해 "자기 욕심만 탐한다"거나, "당심과 민심을 떠나면 비대위는 없다"며 공개 비판했다.

이 전 후보와 주변 인사들의 이런 행보는 비슷한 시기 김두관 의원이 '이재명 비대위원장' 주장을 꺼내든 것과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가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의원의 주장처럼 이 전 후보는 향후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을 이끄는 아이콘이 되길 바라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방식이 스스로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인지는 불명확하나, 적어도 막후에서 당 쇄신을 위한 의견을 피력하고 의원들과 소통하는 것부터 존재감을 서서히 키우겠다는 것이다.

낙선 후보가 이례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배경엔 47.83%, '역대 최고 득표 낙선자'라는 타이틀도 명분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 전 후보 지지자들은 완패가 아닌 석패의 이유가 순전히 이 전 후보 개인 역량 덕이었다고 주장한다. 진영논리나 계파보다, 실용을 앞세우는 '비주류 출신' 캐릭터가 문재인 정부나 내로남불 민주당과 차별화하는데 유효했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가 행여 47.8%의 지지를 발판 삼아 정치 조기 등판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졌지만 잘 싸웠다'는 식의 자기 안위적 평가에 묻혀 자기 반성의 기회를 잃어버린다면, 역대 최고 득표율 패배는 허울만 좋은 독배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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