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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후 Talk] 구속 영장 기각 후…이재용·조국엔 없고 배 씨에겐 있는 것

등록 2022.08.31 09:38 / 수정 2022.08.3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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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배모 씨가 지난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도 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를 받는 배 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31일 기각됐습니다.

배 씨는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며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에게 음식물을 배달하는 등 경기도 법인카드로 약 2천만 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김경록 영장전담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들에 비춰볼 때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고,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 ‘기각’ 배 모 씨, “법인카드 유용 없나” 질문에 묵묵부답

이날 오전 12시 30분쯤 법원의 기각 결정을 전달받은 수원남부경찰서의 현장 취재진들은 분주해졌습니다. 배 씨의 귀갓길을 포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경찰들도 분주해졌습니다. 오전 1시쯤 경찰들은 배 씨가 있는 유치장 주변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통상 언론에 노출돼 구속 영장이 기각된 피의자는 변호사나 지인을 대동합니다.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택시 등을 이용해 홀로 귀가하는 편입니다.

배 씨는 달랐습니다.

배 씨는 본인의 진술조서를 확인하고 서명을 마친 후 이날 오전 1시 20분쯤 유치장을 나섰습니다. 배 씨의 양 옆은 관계자가, 그 뒤로는 수 명의 경찰들이 줄을 섰습니다.

자켓으로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한 배 씨는 “법인카드 유용 혐의를 모두 부인하나”, “김혜경씨의 지시는 없었나”, “공직생활을 수행하면서 잘못된 부분은 없었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은 채 BMW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배 씨가 경찰서를 빠져나간 후 “구속 영장이 기각된 피의자에게 경찰이 붙는 경우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항의가 나왔습니다. 경찰은 “(본인이) 집에 가겠다잖아요” 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사를 빠져 나와 호송차에 탑승했다./조선일보DB


■ 전례 살펴보니…이재용·조국 모두 ‘나홀로 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서 불법행위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습니다.

구속 영장이 기각된 이 부회장은 구치소를 홀로 나와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고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27일 오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의혹을 받고 구속 영장 심사를 받았습니다.

구속 영장이 기각된 조 전 장관은 교도관과 악수한 후 구치소를 빠져나와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호위 행렬은 없었습니다.

배 씨와 같은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대기했던 방송인 하일(로버트 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던 하일은 배 씨와 같은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대기하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변호인과 함께 경찰서를 나왔습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를 거듭 반복하며 대기 중인 승용차에 탑승했습니다.

■ 배 씨 경호, '과잉충성'과 '인권' 사이

배 씨는 주변의 경찰과 관계자에 둘러싸여 수월하게 집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경찰에 따르면 배 씨가 신변 보호 등의 요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거대야당 대표의 측근을 위한 '과잉충성'인지, '인권'을 위한 조치인지, 경찰이 어떠한 사유로 배 씨의 주변을 지켰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배 씨가 향후 재판에 출두했을 때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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