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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단독] 尹, 사고 당일 경호차량 없이 이동…"구급차 이동 방해 말아야"

등록 2022.11.04 14:25 / 수정 2022.11.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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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새벽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핼러윈 사고 긴급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해 현장 상황을 보고받는 모습.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당시 주요 경호 차량을 제외한 채 단독 이동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여권관계자는 TV조선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당시 긴급상황점검회의 등 사고 대응을 위해 대통령실로 갈 때 구급차 이동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경호 차량 대부분을 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은 공식·비공식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할 때 경호처와 경찰 차량이 경호작전에 투입되며, 이동 과정에서 일부 신호나 교통이 차단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교통 통제를 할 경우 구급차 등 사고 대응 차량의 이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머무는 서초동 사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하는 주요 동선은 이태원과 직접 겹치진 않지만, 반포대교 북단에서 녹사평역으로 이어지는 주요 교통 흐름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대통령 동선을 비공개로 해야 하거나 주민 불편이 예상될 경우 경호처 판단에 따라 경찰 등 컨보이(호위) 차량 없이 일반 차량처럼 이동하는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였던 2017년 5월 휴가 때 경남 양산에서 부산 영도로 모친을 만나러 이동하면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별도 경호차량 운행 없이 버스 1대로 움직인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9년 3월 대학로에서 저예산 독립영화 '워낭소리'를 관람할 때 '일반인들에 불편을 주면 안 된다'는 이유로 경호차량 없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당시 구급차 이동로 확보가 가장 시급했던 만큼, 이를 최대한 방해하지 않기 위해 대통령이 평소 한강을 건널 때 이용하던 대교가 아닌 다른 루트로 돌아서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사고 당일인 29일 밤 11시 1분에 국정상황실장으로부터 첫 보고를 받았고,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한 뒤 11시 21분에 첫 지시를 내렸다.

이어 11시 54분 부상자에 대한 보고가 들어와 보건복지부에 응급 의료체계 신속 가동과 응급 의료팀 파견, 인근 병원의 응급 병상 확보 실시를 추가 지시했고, 30일 새벽 0시 42분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지금 최우선 사안은 환자 후송 및 구호이며 피해 국민의 신속한 의료기관 이송 및 치료"라면서 "앰뷸런스 이동로를 확보하고 이를 위한 교통 통제 등 필요한 조치를 바로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놓고 한 언론은 "0시 42분에 떨어진 윤 대통령의 '앰뷸런스 이동로 확보' 지시는 23분 전 경찰청장이 했던 '뒷북 지시'였다"고 보도했는데, 대통령실은 이 보도를 '의도적 흠집 내기'라며 정면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4일 언론 공지를 통해 "사고 당시 극심한 교통 혼잡으로 앰뷸런스가 제때 도착하고 빠져나가기 힘든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대통령이 이 문제를 거듭 강조하고 점검한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면서 "당시 윤 대통령은 첫 지시부터 일관되게 '신속한 구급'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긴박하고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을 때 모든 국가의 자원과 역량을 신속한 구급에 집중하도록 동일한 지시를 수차례 반복한 것이 정말 비판받을 일이냐"고 반박했다.

이태원 참사 이튿날 "청와대 이전 때문"이란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경호 차량들이 줄지어 달리는 영상을 윤 대통령의 출퇴근 행렬이라고 적은 한 네티즌의 글을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대통령실은 "남 부원장이 공유한 영상은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라며 "윤 대통령 출퇴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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