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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최첨단 사막신도시…'네옴시티' 뭐길래?

  • 등록: 2022.11.17 21:10

  • 수정: 2022.11.17 21:13

[앵커]
빈살만 왕세자의 방문과 함께 '네옴시티'란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게 뭔지 그리고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네옴시티'를 구상한 당사자가 빈살만 왕세자란 거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4년 전, 빈살만 왕세자가 35년 만에 영화 상영 금지령을 풀면서 가장 처음 선보인 영화가 할리우드 SF영화, '블랙팬서'였습니다. 이 영화에 나온 미래도시, 와칸다의 현실판을 만들겠다는 빈살만 왕세자의 포부가 네옴시티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건설됩니까?

[기자]
네옴시티가 들어서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북서부, 요르단 아래쪽으로 홍해를 끼고 이집트와 마주보는 타북 지역입니다. 넓이는 26만5000㎢, 서울의 44배 규모로, 벨기에 전체와 거의 맞먹는 크깁니다. 네옴시티는 크게 세 가지 사업으로 나뉘는데요. 북쪽 산악지역에는 관광단지 '트로제나'가, 중간 사막엔 네옴시티의 핵심인 자급자족형 직선도시, '더 라인'이 들어섭니다. 남쪽 해상엔 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을 만듭니다. 트로제나에선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립니다.

[앵커]
'사막 위 직선도시' 라는 게 언뜻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떤 거죠?

[기자]
너비 200m, 높이 500m인 거울장벽을 170km 길이로 세워 그 안에 도시를 만든다는 겁니다. 롯데월드타워를 서울부터 강릉까지 쭉 세워서 붙여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평이 아닌 수직 구조로 개발 면적을 줄이고 탄소배출이 없는, 100% 재생에너지로 돌아가는 도시가 목표입니다.

[앵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는 완전히 개념이 다른 미래형 꿈의 도시라고 할 수가 있겠군요. 이런 게 불과 8년 만에 건설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올해 첫 삽을 떴는데 2030년까지 완공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인데요. 외신이나 전문가들은 실제 완성하려면 예상치의 2배인 1조 달러, 1400조 원이 넘게 들 것으로 추산합니다. 오일머니로도 부족한 상황이라, 사우디 정부도 외국기업들이 단순히 수주만 해가지 말고 투자도 하길 바랍니다.

박현도 /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사우디가 생각하는 금액보다 돈이 더 많이 들 수가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외국 회사들이라든지 외국 정부가 투자를 해서 같이 작업을 하는 그러한 방향을 원하기 때문에…."

[앵커]
실현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되고 있습니까?

[기자]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판적인데요, "네옴시티는 홍보용 영상으로만 존재해 실제로 갈 수가 없다는 게 반전" 이라고 비꼬았습니다. 하지만 빈살만 왕세자의 자존심이 걸린, 최대 야심작이죠. 사우디가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하려면 지금 구상과 100% 같은 도시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추진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이 100% 재생에너지를 쓰는 탈석유 미래도시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란 평가도 있습니다.

[앵커]
대기업 총수들이 왜 오늘 빈살만을 만나러 뛰어갔는지 이해가 되는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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