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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져보니] 지하차도 진입 자동차단기…도입 왜 늦어졌나

등록 2023.07.18 21:16 / 수정 2023.07.1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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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중호우 때마다 지하차도나 주차장, 반지하 같은 지하 공간의 침수 참사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물이 차면 차량 출입을 막는 시설만 갖춰져 있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란 지적이 나오는데, 왜 도입이 안되고 있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진입 자동차단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기자]
먼저 영상을 보시면, 차량 한 대가 지하차도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물이 차 있는데도 앞차를 따라 그냥 들어온 겁니다. 진입을 막는 별다른 표시가 없었던 탓입니다. 2020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 사고 이후, 정부는 침수 위험이 큰 지하차도에 자동 차단기를 설치하겠다고 했는데요. 물이 특정 높이에 닿으면 진입 금지를 알리는 이런 차단막이 내려오거나 LED 전광판이 켜지는 겁니다. 이렇게 차단봉이 내려오는 형태도 있습니다. 공무원이 직접 현장에 나가지 않아도 CCTV 화면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동민 /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돌발 상황이 생기면 진입하는 차량들을 최소화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어서 진입하는 차량들한테 안내를 해주고 급한 상황에서는 차단 시설들을 설치하는 건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시설이고요."

[앵커]
이번에 사고가 난 오송 지하차도는 이런 안전 장치가 전혀 없었던 거고요?

[기자]
네, 궁평 지하차도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3등급을 받아 우선 순서에서 밀렸습니다. 2020년 등급을 정할 때 충청북도는 "침수 위험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판단했는데요.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이 최근 10년 간 침수 이력인데 궁평 지하차도는 2019년에 신축돼 물에 잠긴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주변에 강하천이 있는지, 지대가 낮은지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겁니다. 평가 기준이 너무 단순한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창삼 / 인덕대 스마트방재학과 교수
"이번에 궁평 지하차도처럼 옆에 하천이 있으면 하천의 수위까지 같이 연동하는 차단 시스템을 만들어 줘야 됩니다. 하천이 범람했을 때도 경보를 줄 수 있는 체계를 같이 만들어야 되는 겁니다."

[앵커]
정말 안타까운 일이군요 좀 빨리 대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기자]
궁평 지하차도에는 올 하반기 쯤 차단장치가 설치될 예정이었습니다. 조금만 빨랐다면 어땠을까 싶은 대목인데, 행안부는 "충청북도가 5월에야 차단시설 설치 사업비를 신청했다"고 주장했고, 충청북도는 "행안부가 수요 조사 공문을 보낸 게 올해 초였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차단기 설치를 두고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데 급급한 모양새입니다.

[앵커]
차단기가 설치된 곳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됩니까?

[기자]
전국의 지하차도는 900여 개인데요. 이 가운데 자동차단 설비가 갖춰진 곳이 얼마나 되는지 국토부와 행안부에 물어봤지만 확인이 안 된다거나 자신들 소관이 아니라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앵커]
글쎄요. 큰 돈 드는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쓸데 없는 데 돈 쓰지 말고 이런 것부터 빨리 예산을 투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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