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체

[따져보니] 마약사범, 공범 실토하면 '처벌 감형' 검토…효과 있을까

  • 등록: 2023.10.22 오후 19:19

  • 수정: 2023.10.22 오후 19:29

[앵커]
앞선 마약 밀수, 유통 집단처럼 마약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결성돼 있어서 그 정점을 찾기가 힘듭니다. 그사이, 국내엔 마약이 심각하게 퍼져가고 있는데, 이 때문에 검찰은 마약 사범이 내부 고발을 유인하는 리니언시 제도 도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효과는 있을지, 사회부 서영일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서 기자, 리니언시 제도가 뭔지부터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리니언시란 범죄 자진 신고자에 대한 처벌 감면 제도입니다. 마약 사범이 수사 기관에 공범의 범죄 사실을 실토하면 처벌을 줄여주는 겁니다. 원래는 공정거래법 상 담합에 가담한 공범이 자진신고하면 형사 고발과 과징금 등을 면제받는 제도입니다. 기업 담합을 적발해 처벌하기 위해 도입한 건데, 이를 마약 카르텔 수사에도 활용하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마약 범죄는 담합이 아니잖아요? 마약 범죄에도 리니언시 제도가 효과가 있을 걸로 보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최근 마약 범죄가 급증하고 수사는 점점 어려워지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마약 사범은 2021년 1만 6153명에서 2022년 1만 8395명으로 늘었는데, 올해는 8월에 이미 지난해 전체 수준인 1만 8187명을 기록했습니다. 마약 범죄는 급증하는데 범죄가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진행돼 적발이 쉽지 않자, 내부 고발을 적극 유도해 대응하겠다는 겁니다. 리니언시를 잘 이용하면 투약자나 판매책만 검거해도 이들을 통해 제조책과 유통책 등 이른바 '몸통'을 붙잡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입할지 그림은 그려져있습니까?

[기자]
아직 검토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도입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정거래법 경우처럼 마약 범죄자가 공범 정보를 제공할 경우 처벌을 감면해 주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미 마약 사건에선 리니언시와 유사한 수사 방식이 쓰이기도 합니다. 마약 사범이 공범에 대해 진술하면 검찰이 '수사에 협조했다'는 내용을 반영해 조서에 남기고 이를 법원에 제출하는데 법원도 이를 인정해 선고할 때 감경 요소로 반영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판결에서 수사 협조를 얼마나 비중있게 보느냐는 사실상 판사 재량이어서, 리니언시를 명문화해 범죄자의 실토를 적극 유도하자는 겁니다.

[앵커]
해외에서도 마약 사범에 리니언시 제도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기자]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가 여럿 있습니다. 독일은 2009년부터 마약 범죄자가 공범을 실토하면 처벌을 감경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리니언시 도입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상황입니다. 수사가 쉽지 않다고 정보를 제공한 마약 사범에게 면죄부를 주는 게 정당하냐는 겁니다.

김병국 / 마약 전문 변호사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기본적인 정의의 측면에서 어긋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앞서 국내에서도 18대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비슷한 제도의 도입을 시도했지만, 당시 반대 여론에 막혀 무산됐던 적이 있습니다.

[앵커]
마약 범죄가 내부자의 도움 없이는 수사가 쉽지 않은 건 알겠지만.. 이를 악용하는 부작용도 미리 생각해서 만들어 가야 될 것 같습니다.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