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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따져보니] 여론조사 '들쭉날쭉'…이유는?

등록 2023.10.23 21:20 / 수정 2023.10.2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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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론조사는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물론 정확해야지요. 그런데 정치 여론조사를 둘러싸고 유난히 말이 많습니다. 국내 업체만 90곳에 가깝다고 하니까 제대로된 업체가 몇이나 될지도 의문이지요. 문제는 정치 여론 조사 결과가 여론을 왜곡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는 겁니다. 대책은 없는지 띠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저희도 여론조사 보도를 합니다만 어떤 걸 써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지요?

[기자]
네, 지난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갤럽 조사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30%로 떨어졌는데요. 비슷한 기간 다른 조사에선 35%를 넘었습니다. 정당 지지도는 차이가 더 큰데요. 갤럽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 격차가 1%P 인데 알앤써치 조사에선 13%P 넘게 벌어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조사 방식이 달랐는데요. 갤럽은 사람이 물어보는 전화면접 방식이었고 알앤써치는 자동응답기계를 쓴 ARS 방식 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걸면 기계보단 끊기 어렵겠죠. 그래서 응답률이 14%와 2%대로 차이가 납니다.

[앵커]
사람이 묻느냐, 기계가 묻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거군요?

[기자]
네, 얼마나 달라지는지 연구한 결과도 있습니다. 한국통계학회 실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화면접일 때와 기계음일 때, 18%P 까지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자동응답은 중간에 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보니, 끝까지 응하는 경우는 정치에 매우 관심이 많거나 성향이 극단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영원 /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
"정치 성향이 강한 사람만 지금 ARS는 참여를 한다니까요. 무당층이나 이런 사람들은 ARS 조사 참여를 안 한다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응답률은 가능하면 높일 수 있을 만큼 높이는 게 조사의 신뢰성이나 정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돼요."

[앵커]
결국 실제 여론이 조사 결과에 얼마나 잘 전달되느냐의 문제군요. 여론조사 업체들이 자체 기준을 마련했다고요?

[기자]
네, 34개 여론조사 업체가 소속된 한국조사협회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일종의 자정 방안을 내놨습니다. 우선 정치선거 여론조사에서는 면접조사만 하고 ARS 조사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또 조사대상의 성별이나 나이 등을 알 수 있는 가상번호의 경우 응답률 10% 이상, 임의로 거는 방식은 최소 7%를 넘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율 준칙이어서 강제성은 없는데요. 응답률이 낮은 여론조사는 아예 공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국회 계류 중입니다.

[앵커]
물론 이 기준을 따르지 않겠다는 업체들도 여전히 있을테고요.

[기자]
네, 우선 비용 문제가 큽니다. 사람을 쓰면 인건비가 많이 들고 조사 기간도 늘어납니다. 34개 업체는 어느 정도 규모가 큰 조사기관인데요. 영세 업체들은 이번 발표와 상관없이 계속 ARS 방식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일각에서는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샤이 보수'나 '샤이 진보', 젊은 세대들에게는 자동응답 방식이 더 맞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김장현 /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질문을 한 사람의 연령이나 성별이 그 전화를 받는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AI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적어도 자격을 갖춘 조사업체가 어떤 곳인지라도 객관적으로 검증해서 알려줄 필요는 있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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