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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소비자 우롱하는 '꼼수 인상', 막는 해법은

등록 2023.11.18 19:31 / 수정 2023.11.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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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트나 식당에 가면 물가 오른게 확 느껴지죠. 여기에 더해 가격은 놔둔 채 제품의 양을 줄이거나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지 '꼼수 인플레이션'이 극성입니다. 막을 방법은 없는지, 산업부 이정연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이 기자, 꼼수 인플레이션 주로 어떤 것들이 있죠?

[기자]
대표적인 게 가격은 그대로 두고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입니다. 줄인다는 의미의 '슈링크'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입니다. 맥주나 참치 통조림은 한 캔 용량을 슬쩍 줄이고, 냉동 만두, 핫도그는 한 봉당 개수를 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양은 그대로 놔두더라도 값싼 재료를 써서 제품의 질을 낮추거나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오렌지 주스의 과즙 함량을 줄이거나 치킨에서 단가가 싼 튀김 기름을 사용하는 식입니다. 눈속임으로 사실상 가격을 올린다는 논란을 키우는 거죠.

[앵커]
주스의 과즙 함량까지 하나하나 일일이 따져야하는 상황인 건데요, 요즘 서비스도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같은 맥락일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텔에서 손님이 여러 날 묵는 경우엔 침대 시트를 매일 갈지 않거나 무료로 해주던 샴푸 서비스에 별도로 요금을 받는 미용실이 늘어나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최근에는 한 식당이 손님에게 물티슈로 식탁을 닦아달라고 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정지연 / 소비자연맹 사무총장
"가격의 부분이 직접 반영됐을 때 소비자들이 가격 저항력이 생기면 구매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인상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것들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아무래도 금액 자체를 올리면 소비자가 바로 부담을 느낄테니 기업들은 이런 선택을 하겠지만 오히려 속았다는 생각에 더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기자]
업체들은 원재료값부터 인건비까지 다 급등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건데, 소비자 저항을 감안해 눈속임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습니다. 또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땐 제품 가격을 곧바로 올리면서, 비용이 내려갈 땐 제품 가격을 다시 낮추진 않는 기업들의 탐욕을 두고, '그리드플레이션'이란 말까지 나옵니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뢰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이달 말까지 '슈링크플레이션'의 실태를 조사 하고,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김병환 / 기획재정부 1차관 (어제)
"정직한 판매행위가 아니며,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를 중요한 문제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이게 말그대로 '꼼수'지 법을 어기고 한 건 아니잖아요. 막을 방법이 있습니까?

[기자]
소비자들이 품질의 변화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하게 한 해외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에선 가격은 유지하고 제품 용량이 줄어든 제품에 9월부터 '슈링크플레이션' 경고 딱지를 붙이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지난해부터 제품의 양이 달라질 때 소비자에게 6개월 간 알리는 걸 의무화하고 있고, 독일을 비롯해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나라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실태 조사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도 필요해 보입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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