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이 명백한 여성 비하라는 점 때문에 민주당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의원들의 태도를 두고 더 큰 논란이 생기고 있죠. 현장에는 2명의 여성 의원들이 있었는데도 아무 문제를 하지 않았고, 발언 사흘 뒤에야 여성위원회 명의로 유감을 표하는 입장문을 낸 게 전부니 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나올 상황이죠.
특히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여성 인권을 매개로 정치에 발을 디딘 경우가 많아서 이번 사태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더 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 때도 비슷한 태도를 보인 바 있죠.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왜 선택적으로 침묵하고 있는 건지, 정치부 김하림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암컷'발언 당시 현장에 있었던 여성의원은 누구였습니까?
[기자]
그 자리엔 강민정 의원과 부동산 의혹으로 무소속이된 양정숙 의원이 있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요, 논란이 커진 뒤에도 민주당 여성 의원
28명 중에 단 한명도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최고위원 7명 중 4명이 여성인데 이들도 아무 말이 없었고요, 당 여성위원회도 침묵하다가 징계 발표 2시간 뒤에야 "여성 혐오와 여성 비하가 내포된 발언"이라며 '유감표명'을 했습니다.
떠밀린 유감 표명이란 비판과 함께 이중잣대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습니다.
[앵커]
상대 당에 대해선 다른 목소리를 내왔었죠?
[기자]
네, 대표적으로 지난 2018년 서지현 검사의 미투폭로 당시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었죠. 2015년 새누리당 모 의원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을 땐 새정치민주연합 여성의원 25명은 새누리당을 성누리당으로 부르면서 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습니다. 당시 발언들 들어보시죠.
[민주당 여성위(2018.1.30)]
고위 관계자는 물론 현역 정치인 모두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 고백과 증언 그리고 폭로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행동과 움직임에 연대할 것이다.
[서영교|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여성위원장 (2015년 8월)]
이제 제명시켜야 합니다. 이런 자를 국회의원으로 둘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뭐하는 겁니까? 제명을 촉구하십시오.
[앵커]
고 박원순 시장 사건 때 대응이나, 최근 '암컷' 발언에 대한 모습과는 온도차가 있네요?
[기자]
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비위 사건에서도 이번처럼 침묵했습니다. '피해호소인'으로 피해자를 지칭하며 2차 가해를 했고 박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유출했다는 의혹도 받았습니다. 당시 발언 들어보시죠.
[남인순ㅣ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7월 15일)]
피해 호소인이 겪었을 고통에 대하여 위로와 사과를 드리며…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7월 22일)]
박원순 前 시장님이랑 사전에 전화하신 적 있으세요?
……
설명을 해 주시고 가셔야죠!
……
여성 인권 운동하셨는데, 이번 사태에 아무 말씀 없으시다는 비판도 많습니다…
특히 남인순 의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지내며 20년 넘게 여성운동을 한 여성운동가 출신이어서 더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앵커]
민주당에는 여성 운동을 했던 여성 의원들이 꽤 있는데, 암컷 발언처럼 극단적인 여성 폄하 발언에도 침묵한다면 그동안 자신의 삶 자체를 부정하는 꼴이 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민주당에는 1987년 출범한 진보 여성단체 모임인 한국여성단체연합 출신 의원들이 많습니다. 남인순 의원도 여기 출신이고요, 정춘숙 의원도 한국민우회 출신으로 이 역시 한국여성단체연합 산하 단체입니다. 박원순 관련 다큐멘터리를 개봉할 때 여성단체 46곳에서 반대 입장을 낸 것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여성단체연합과 한국민우회 두 단체만 입장을 안 내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앵커]
윤미향 의원도 무소속이기는 하지만 위안부할머니들 인권을 위해 살았다고 주장하는데, 이번 문제에는 침묵하고 있죠. 정말 우리편은 무슨 짓을 해도 용서가 되고, 남의 편의 잘못은 사생결단식으로 달려드는 건 여성 운동을 진영 논리로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일일 겁니다.
[기자]
네, 현재 남인순 의원과 이재정 여성위원회 위원장, 고민정 최고위원을 포함한 여성 의원들 SNS에는 왜 침묵하냐는 비난 댓글이 달리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아무 반응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역시 총선 공천에서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앵커]
선거에서는 개딸만 있는 게 아니라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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